[책이랑] 생각의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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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랑] 생각의 해부
  • 박지현 기자
  • 승인 2015.02.16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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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임종을 맞을 때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순간순간 빠르게 행해져 실체를 알기 힘든 인간 사고에 관한 논의는 수천 년 동안 이루어져 왔다. 이제껏 이 논의는 인문학과 철학의 영역이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과학도 실험과 검증이라는 메스를 들고 그 실체를 하나씩 해부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은 최신 연구 성과를 접하기 힘들고, 인간 사고에 대해 과학자들 역시 하나의 통일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생각의 해부>는 생각에 대한 각 분야 대표 석학의 연구 성과를 통합하여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했다.
개에 대해 알아본다고 할 때, 고전적인 방법은 책이나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것이다. 이 대신 세계적인 수의사, 생물학자, 훈련사,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모아 개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하고 그 과정을 지켜본다고 하자. 쉽게 접하기 힘든 최신 연구 결과, 그에 관한 심층 분석, 다른 전문가의 피드백 등 이 모두를 단번에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 탐구 재단인 엣지(Edge)는 이 방법을 인간 탐구에 적용했다. 엣지재단은 뇌과학, 심리학, 철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22명을 모아 생각에 관해 묻고 이들의 활발한 토론과 강연을 글로 고스란히 옮겼다.
강연자는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을 비롯해 긴급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의 기작을 연구한 응용심리학자인 게리 클라인, 선악에 대한 사고 구조를 연구한 발달심리학의 권위자 폴 블룸 등 각계를 대표하는 석학들이다.
이들이 밝히는 사고의 이면은 흥미롭다. 게리 클라인은 직관의 근원이 학습과 경험이라 말하고 폴 블룸은 인간이 선악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다고 주장한다. 이 외에도 청결함이 우리의 도덕적 판단에 미치는 영향, 통계학의 한계와 정보 왜곡과 같이 학계의 화두와 관련 지식을 소개한다. 이들의 주장은 맥락을 같이하기도 하지만 대립하기도 한다.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이 얽히고 부딪히는 장면은 그야말로 지식의 화학작용, 통섭의 현장이다.
한편 인간의 생각이라는 추상적인 분야를 다루고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는 약간 버거울 수 있다. 흐름을 놓치거나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비판없이 받아들이지 않도록 주의하며 읽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 사고를 하나하나 분석하는 즐거움 역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지현 기자
pajihu311@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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