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테인가스의 치환과 해리를 동시에 진행해… 이전의 기술로는 추출이 어려웠던 조건의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 가능

우리 학교 생명화학공학과 이흔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공기를 이용한 가스하이드레이트 생산법을 개발했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추출이 어려워 상용화가 미뤄지고 있기에 이에 대한 연구는 의미가 크다. 이 기술은 국내외에 특허 등록 및 출원되었으며, 이번 연구에 대한 논문은 작년 10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되었다.

차세대 에너지원, 가스하이드레이트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내부에 메테인 등 천연가스를 저장하고 있는 고체 에너지원이다. 어떤 물질이 물 분자와 결합해 있을 때 이를 하이드레이트라고 부른다. 그중에서도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얼음 격자 사이에 메테인가스가 갇혀 있는 특수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시베리아 동토대, 극지방, 동해 울릉분지 등에 광대한 양이 저장된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매장량은 화석연료의 2~5배 정도로 예상된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고압 및 저온 상태에서만 존재할 수 있어 주로 심해 2,000m 아래의 해저지층에 매장되어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생성되는 온도와 압력조건은 매장 장소에 따라 다르다.
기존의 생산법은 환경 파괴를 유발해
기존에 사용되던 가스하이드레이트 생산법은 주로 해리법을 기반으로 한다. 해리법이란 가스하이드레이트층의 얼음을 녹여 내부의 메테인가스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층의 압력을 낮추는 감압법, 뜨거운 물을 부어 얼음을 녹이는 열수주입법, 가스하이레이트의 형성을 막는 물질을 주입하는 억제제주입법 등이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생산법을 이용할 경우 얼음이 녹아 해저지층의 붕괴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 지층 붕괴에 따른 해저 생태계 파괴 및 생산 방식의 에너지 비효율성은 가스하이드레이트 상용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치환을 이용한 메테인가스 추출법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교수팀은 지난 2006년 치환을 이용한 생산법인 KoFAST-1(Korea Field-Adapted Swapping Technology)을 개발했다. 이 생산법은 가스하이드레이트 내 가스분자를 이산화탄소나 질소분자로 치환해 지층 붕괴의 위험 없이 메테인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치환을 통해 치환기체의 하이드레이트를 형성하기 때문에 지층 구조에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 기술은 하이드레이트층에 매장되는 치환기체로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환경문제의 해결에도 일조한다.

하이드레이트 형성이 어려워 치환에 부적합한 공기
치환 과정에는 무척 많은 기체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 교수팀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기를 치환기체로 사용하려 했으나, 그동안 공기는 치환법의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하이드레이트층이 안정하게 유지되려면 치환 과정에서 처음 온도와 압력이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추출하고자 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있는 환경에서 치환기체의 하이드레이트가 만들어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기를 둘러싸고 생성된 하이드레이트는 일반적인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존재하는 온도 및 압력조건에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해리된다.

해리와 동시에 치환되는 메테인가스
이 교수팀은 공기를 이용한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치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가스하이드레이트 생산법(KoFAST-2)에서는 치환과 해리가 동시에 일어나며, 치환 기체로 공기를 사용한다. 해리와 치환이 동시에 이루어짐으로써 주입한 기체의 성분이 변화하는 것이 주요 원리다. 공기를 주입하면 가스하이드레이트 내 메테인의 해리가 일어나고, 해리된 메테인이 주입된 공기와 섞인다. 공기와 천연가스의 혼합기체는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치환에 사용될 수 있는 기체가 된다. 이 방법으로는 울릉분지와 같이 추출이 어려운 환경에 매장되어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도 추출할 수 있다.


이 교수팀에 의해 개발된 가스하이드레이트 생산 기술은 생태계 파괴가 없으며 대기 중의 공기를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이 교수는 “최근 셰일가스의 개발이 유가 및 세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며 “가스하이드레이트의 개발 역시 앞으로의 에너지 문제 해결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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