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어 말하기 대회’ ‘KAIST ONE’ 등 외국인 학생 관련 행사가 연이어 개최되었다. 우리 학교는 매년 1000여 명의 학부 신입생 중 50명 내외를 외국인으로 충원하고 있으며, 현재 26개국에서 온 151명의 외국인 학부생이 재학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지만, 2% 내외의 외국인 학부생 비율은 세계적인 대학에 비해 결코 높다고 볼 수 없다. 우리 학교의 국제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외국인 학생 비율은 늘어나야 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외국인 학생이 큰 어려움 없이 학업과 대학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학교는 영어권 대학에 비해 우수한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는 데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국력이 성장했지만, 아직 미국, 유럽, 일본 등에 비해 국제적인 인지도 면에서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려면 언어와 문화 장벽이 아직은 크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 있는데 우리 학교에 외국인 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우리 학교의 경쟁력이 향상되었고, 캠퍼스 국제화를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는 우리 학교에서 수업과 연구에서 언어 장벽은 크지 않다. 한국어 능력 향상을 돕도록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있고, 외국인 학생의 학교 생활 전반을 돕는 전담 직원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가 전 세계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하고 싶어 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우리 학교의 국제화는 궁극적으로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똑 같이 공부하고,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캠퍼스 국제화일 것이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외국인 신입생 사전 교육과 같은 제도로서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절대 다수의 한국인 학생과 극소수의 외국인 학생이 서로의 문화와 가치관을 인정하고 어울리는 것은 구성원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학교의 연구와 교육 수준은 세계 유수의 대학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은 한국인 학생에게나 외국인 학생에게나 자신의 능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외국인 학생이 우리 학교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과학기술을 배우고, 한국 문화를 공부하는 것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듯, 외국인 학생과 함께 공부한다는 것은 한국인 학생에게도 그들의 문화를 배우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쌓는 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이 스스로의 발전과 우리 학교의 국제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배려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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