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신문 제399호 사설 ‘총학 선거 무산, 학생자치 의미 되짚어 보아야’를 읽고

지난 11월 10일 제29대 KAI ST 학부 총학생회장단 선거가 무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5년마다 열리는 대통령 선거에서, 아무도 대통령직 후보로 나서지 않아 무산되는 충격적인 상황이겠지요. 후보가 없어 총선거가 무산되었다는 것은 학생사회가 상당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카이스트신문의 생각을 읽으며 고민하기 위해 기사를 찾아보았으나 실망스럽게도 ‘알맹이 없는’ 피상적인 분석이 전부였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아래의 문구였습니다. 

“학생 자치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학생 자치의 구심점인 학부 총학생회장에는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학교 학우들의 자치와 참여에 대한 이기심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문장은 ‘총선거 무산’이라는 중대한 사태를 진단하는 이 기사의 핵심 문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기사는 ‘오피니언’란에 해당하는 기사이기 때문에 사실관계 전달보다 한층 더 깊은 분석과 진단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총선거 무산’이라는 사건은 많은 변수와 고정적인 요인들이 굉장히 복잡히 얽혀서 발생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해당 기사는 ‘학우들의 이기심’이라는 아주 짧은 글귀로 사태의 원인을 축약하여 진단해버립니다. 카이스트신문의 이러한 사태 진단 방식은, 우리나라의 중차대한 문제의 원인을 ‘미개한 국민성(민도(民度)가 낮음)’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일차원적인 분석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온 언론이 ‘미개한 국민성’으로 진단한다면 언론을 통한 이 사회의 발전이 있겠습니까?
문제의 진짜 원인은 ‘미개한 국민성’이라는 글귀 뒤에 숨어 있겠죠. 참언론이라면 ‘미개한 국민성’이라는 글귀를 찢고 해부해서 그 속에 숨은 진짜 원인을 일목요연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다시 ‘총선거 무산’이라는 현상에 대입해 보자면, 카이스트신문은 ‘학우들의 이기심’이라는 관념을 헤집고 들어가서 ‘학우들의 이기심은 왜 발동됐을까?’ 혹은 ‘또 다른 특수한 이유가 있었을까?’ 따위의 고민을 하고 취재했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단순히 이 기사에만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자 활동 경험도, 언론인으로서의 자세를 배운 경험도 없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카이스트신문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 기자님들께 과한 이야기를 드리는 것이 아닐지, 마음 한편이 불편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독자와 소통하는 코너가 유지되어 카이스트신문 독자들의 다양한 생각도 카이스트신문을 통해 공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윤석 학우 (물리학과 10)
 
 
카이스트신문 제395호를 읽고
 
먼저 메인 기사로 소개되었던 이공계 장학금 환수와 관련된 기사는 그동안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던 부분에 대해 다시 환기해주고,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저는 10학번이라서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이전에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서 이공계 장학금을 신청할 때 비이공계 분야 진출 시 환수될 수 있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환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이공계의 구분이 불명확해서 이 문제에 대해 만약 문제가 생기면 그때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상관없겠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사를 보면서 단순히 이번 사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공계 전반에 대한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경각심이 들어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제가 관심 가졌던 문제였던 학교 UI와 관련된 기사인데, 이 경우 단순히 결과물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서 해당 사업을 이끌어 가신 교수님을 통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올해 초부터 있었던 학교 UI 1차, 3차 공청회에 참여했을 만큼 이 사안에 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학교에 소속되어 계시고, 이전부터 관련 일에 참여하셨던 교수님을 통해 얘기를 들으니 그동안 의문을 가진 것이 많이 풀릴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행사와 관련된 기사에 대한 아쉬움입니다. 학교에서 열리는 행사가 많아서 모든 행사를 기사를 통해 자세히 소개할 수 없고, 짧게나마 소개되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교 주도로 열리는 행사가 아닌 경우 매번 행사의 대략적 개요를 다루고 마지막에 참가자 혹은 관계자의 코멘트로 마무리되는 기사의 형태가 많은데 매번 같은 식의 기사인지라 지루한 느낌이 듭니다. 또한, 해당 코멘트가 기사 마지막 부분에 있어서 코멘트 후 기사가 갑자기 마무리되어 버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395호에서도 ICISTS와 관련된 기사가 그런 형태였는데, 앞으로는 기자가 행사에 직접 참여하였다면 기자의 시선으로 본 느낌을 다뤄주면 어떨까 합니다. 물론 기사에 실리는 코멘트 내용도 기사를 쓰는 기자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겠지만, 제가 기억하는 대다수의 행사 관련 기사들은 매번 같은 형식이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에 반해 ASPIRE E-Olympic 기사의 경우 그런 틀을 깬 형태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학교 주도의 행사라서 크게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냐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역시 마찬가지로 소주제별로 보게 되면 위에서 말한 기사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행사 기사에서 ASPIRE가 무슨 약자인지, E-Olympic이란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다소 아쉬웠습니다. 그동안 총학생회에서 행사 참가자를 모집하려고 올리는 글에서 해당 약어가 어떤 Full Name을 가졌는지에 대해 언급이 없어서 궁금했는데 신문에서도 언급하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추행 교수 해임 결정 기사와 관련하여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기사에서 최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피해자의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을 만큼 되어야겠지요. 신문이 나오기 전부터 관련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고 외부 언론에서 기사화가 되었지만 9월 초에 발행되는 학교 신문에서 좀 더 자세하고 많은 얘기를 다뤄주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에게 더 큰 피해가 가면 안 되는 것 때문인지 생각보다 기사가 다루는 내용이 적었습니다. 특히 2011년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학교를 떠난 교수가 있었는데, 학교를 떠난 후에도 공개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활동하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운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8월 중순경 국내 모 대학의 교수(KAIST 출신)가 미국에 가는 비행기에서 옆자리 승객을 성추행하고 실명과 얼굴이 미국에서 공개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두 사례가 생각나서인지 더 심층적인 보도를 기대했는데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지난 6월 학교 신축 건물에 비가 들어왔던 것에 대한 보도처럼 다음부터 탐사보도 형태로 학교에서 먼저 공개하지 않는 다른 이야기가 다루어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방기수 학우 (항공우주공학전공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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