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카이스트신문 400호 발행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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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카이스트신문 400호 발행을 축하하며
  • 김양우 전 편집장
  • 승인 2014.12.08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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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 몇 년 전 겨울날이었다. 눈 위로 길게 발자국이 찍힌 교양분관 앞의 풍경 사진을 1면으로 하는 카이스트신문 300호를 발행했다. 카이스트신문이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생각한다는 의미로 가장 익숙한 생활공간을 배경으로 담았었다. 여기에 벌써 백 번의 발자국이 더해져 400호가 나온다고 하니, 진부한 표현이지만 감회가 새롭다.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변했다. 400호를 맞아, 카이스트와 카이스트 안팎을 둘러싼 많은 것들의 변화, 그리고 그 변화와 함께한 카이스트신문의 이야기를 하면서 축하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과학자와 공학자를 길러낸다는 국가적 사명 아래 태어난 KAIST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격동의 시기를 거치게 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과학기술부에 큰 비중을 두었고 KAIST 역시 중요한 관심이 대상이었다. 이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을 총장으로 임명했지만, 학내 반발에 부딪히며 2년 만에 낙마했다. 다시 시작한 인재 발굴 작업을 통해, MIT 학장 출신의 저명한 공학자였던 서남표가 총장이 되었다. 서남표 총장은 국가적인 책임을 강조하며 성적에 따른 차등 등록금 정책을 내놓고, 대학 평가에서 큰 성과로 이어진 영어 강의 정책을 시행해 언론과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고, 이후 KAIST는 여러 방면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급진적인 개혁 속에서 캠퍼스 내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공계 대학의 정체성과 서남표 총장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독단성, 정책 시행에 따른 부작용 등에 대해 학우들은 어느 때보다도 깊은 고민에 빠졌고, KAIST에 대해 생각했다. 카이스트신문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책임을 짊어지게 되었다.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담고,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하고, 여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주도하는 데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한편으로는, 역량을 개선하는데도 부지런히 힘썼다. 이후 극적인 갈등이 고조되고 마무리되는 동안에도, 카이스트신문은 냉철한 관찰자이자 열렬한 참여자로서 언론의 사명감을 이어나갔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간‘ 소통’이 카이스트의 중요한 키워드였다면, 이제는 오늘날의 가장 큰 화두인‘ 청년 문제’인 듯하다. KAIST도 다른 대학들이 겪는 문제를 비껴가지는 못한 것이다. 청년들의 불안한 미래 앞에, 많은 대학교의 학내 언론들이 문을 닫았고, 학생 조직들이 힘을 잃고 말았다. 400호를 맞이하는 카이스트신문은 청년 문제가 자신의 문제임을 인식하면서 이를 이겨나갈 수 있는 발전적인 비전을 갖고“ 우리”의 목소리를 담아내길 바란다. 학생 언론으로서의 적극성을 보이면서, 국내 최고의 이공계 대학이라는 이점을 살려 과학과 공학에 전문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카이스트신문의 400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임을 굳게 믿는다. 마지막으로, 때로는 외압에 주저앉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 힘에 부쳐서 쓰러지기도 하면서 신문을 발행했던, 선후배 기자들에게 경의와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싶고, 힘들고 어려운 길을 이어나가는 지금의 기자들에게 용기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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