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를 닮은 거주환경의 창조 : Creation of A Biomimetic Habi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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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를 닮은 거주환경의 창조 : Creation of A Biomimetic Habitat
  • 김은희 기자
  • 승인 2009.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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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주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영국이 낳은 천재적 수학자이며 철학자이자 사회 사상가였던 버틀란트 러셀은 그의 저서 ‘행복의 정복’에서 누구든 현존하는 개인은 아득한 옛날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로 그 생명의 불씨가 무수히 많은 세대를 거쳐 자신에게까지 끊기지 않고 전달됐다는 사실, 그리고 그 불씨는 후손을 통하여 꺼지지 않고 다음 세대에 연결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개체의 제한적 삶을 초월하는 생명의 영속성을 통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논한 바 있다. 생명현상에 대한 경외심은 우주의 기원에 대한 단상이나 신앙적 체험의 순간처럼 본질적으로 신비감과 놀라움을 동반한다. 모든 생명체는 나고 자라고 적응하며 표현하고 반응한다. 특히 생명체가 지니는 반응성(Responsiveness) 및 적응성(Adaptation) 그리고 항상성(Homeostasis)과 물질대사(Metabolism)의 특성은 오늘날 도시나 건물과 같은 우리의 거주환경을 이해하거나 새로이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시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의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한 건물은 외피는 내부로 인입되는 일사량의 실시간 조절이 가능한 카메라의 조리개를 닳은 ‘인공 눈’들로 덮여 있다. 또한, 건물 내부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창문을 개방하여 환기를 시키는 장치, 날씨가 덥거나 추워지면 자동으로 에어컨과 히터를 작동시켜 건물 내부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장치를 갖춘 건물뿐 아니라, 거주자의 감성적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실내의 조명을 바꾸어 주고 음악을 선별적으로 틀어주는 주택, 소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도록 건물의 각 구성 컴포넌트들을 조율하고 지열이나 풍력, 혹은 태양력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생산하여 자체적으로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을 충당하는 건물, 유입되거나 배출되는 물이나 공기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고 배출되는 폐기물을 환경부하가 최소화된 형태로 처리하여 환경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장치들을 갖춘 건물은 마치 생명체와 같이 환경적 변화나 거주자의 요구에 반응하고 적응하며 지속 가능한 형식으로 환경적 항상성과 효율적 에너지 대사를 유지하는 동적이고 살아있는 객체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활발히 추진 중인 u-City는 정보기술이 도시와 건축물의 구석구석까지 내재하여 다양한 지능형 서비스들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나노기술이 접목된 자정 창호(Self Cleaning Window)나 스마트 자가치유 능력을 지닌 콘크리트와 같은 건설 신재료들의 등장, 바이오 프로세스를 이용하여 건물 내에서 배출되는 폐수로부터 전력과 유용한 물질을 회수하는 기술 등 생체 모방형 거주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소위 기술융합의 큰 패러다임 하에 첨단기술들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의 SEDL(Smart Environment Design Laboratory)은 이러한 생명체를 닳은 거주환경의 창출을 지향한다. 필자는 이를 위하여 한때 객원 연구원으로 몸담았던 MIT 미디어 랩의 창의적 미래기술 개발 패러다임에 기반을 둬 건축과 도시, 기계공학 및 전자공학 등을 전공한 다양한 인력들을 통해 건물과 도시로 표현되는 새로운 세대의 문명을 이끌 선도적인 연구들에 착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 바닥과 지능형 벽체, 살아 있는 피부처럼 환경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하이테크 외피, 꽃을 닳은 홈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로봇, 극한 환경에서도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마이크로 인공환경의 창출 등을 통해 스마트하고 지속 가능한 새로운 거주환경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총체적으로 ‘살아있는’ 거주환경의 프로토타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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