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과정 개편안,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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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과정 개편안,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 최시훈 기자
  • 승인 2014.12.0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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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과과정 개편안 자체에 대해서도 학우들 사이에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대체적으로 교과과정 개편안을 시행하려면 여러가지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현 교과과정과 개편안의 비교 /김동관 기자

학교, ‘전공역량과 융합역량 키워야’

지난달 21일 발표된 교과과정 개편안 보고서를 보면 이번 개편은 융합역량·전공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명시되어 있다. 현재 전공과목 이수 요건은 40학점부터 59학점까지 다양하다. 전공과목 이수 요건을 40학점에서 50학점 사이로 평준화시키고 18학점을 더 이수하면 심화전공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 개편안의 주요 내용이다. 박현욱 교무처장은 “대학원 입시 때 다른 학교 출신 학생은 듣고 오는 과목을 우리 학교 출신 학생은 안 듣고 오는 경우가 많다”라며 전공과목 이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화전공을 도입하며 전공과목 이수 요건을 늘리면 자유선택 학점을 이수할 여유가 사라진다. 자유선택 학점은 타 학과 과목을 이수해 융합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난 1997년 도입되었다. 박현욱 교무처장은 “자유선택 학점 도입 취지는 옳다고 생각한다”라며 “만약 이대로 자유선택 학점을 없애면 1997년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라고 대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대안이란 부·복수전공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부·복수전공을 의무화해서 융합역량도 같이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개편안에는 부·복수·심화전공 중 하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심화전공 운영,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특히 심화전공 운영에 관해 과학생회장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교무처장은 “심화전공 운영에 대해 각 학과장의 동의를 얻었다”라고 말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아 보인다.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권대호 과학생회장은 “우리 과는 심화전공을 운영하기에 수강 과목 수, 교수 인원이 너무 부족하다”라며 “수강 과목 수를 늘리더라도 우리 과의 다양한 트랙 이수가 불가능하다”라고 심화전공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물리학과의 경우, 400번대 과목이 너무 어려워 학생들이 모두 부전공을 신청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일반물리학 I, 일반화학 I 등 기초필수 과목을 운영하는 자연과학대학 소속 학과의 경우, 10명 가까이 되는 교수가 기초필수 과목 강의에 배정된다. 따라서 봄학기에 개설되는 전공과목이 가을학기보다 현저히 적어 해당 과학생회장들이 심화전공 운영이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졸업하기 위해 가장 많은 전공과목을 들어야 하는 학과는 기계공학전공이다. 타 학과 전공과목 10학점을 포함해 59학점을 이수해야 전공과목 이수 요건을 만족하게 된다. 만약 기계공학전공에서 심화전공을 운영하게 된다면 전공과목 이수 요건이 50학점으로 내려가는 대신 심화전공 18학점이 추가되어 총 68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기계공학전공 장준우 과학생회장은 “아직 현재 이수 요건(59학점)으로 완전히 운영된 적이 없다”라며 “학우들이 전공과목을 68학점 이상 이수하며 졸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산업및시스템공학과의 경우에는 학과에서 다양한 학과에서 수강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 상호인정 과목이 제일 많은 학과가 산업및시스템공학과다. 이 상호인정 과목은 12학번까지는 12학점까지 인정되었지만 13학부터는 9학점까지밖에 인정되지 않는다.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김혜미 과학생회장은 “심화전공을 운영한다고 하면 상호인정 과목 인정 학점을 늘려달라”라고 요구했다. 학과 차원에서 타 학과 과목 수강을 권장하는 만큼 심화전공을 이수할 때 더 많은 타 학과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전산학과 이상윤 과학생회장은 과목 난이도 조절을 요구했다. 이 과학생회장은 “3개의 과제를 끝내면 일주일이 끝난다”라며 “심화전공으로 인해 한 학기에 더 많은 전공과목을 이수하면 과제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각 과목의 난이도를 조정해 한 학기에 많은 전공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기술경영학과의 경우에는 심화전공을 찬성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11월 임시 1차 중앙운영위원회에서 김경화 과학생회장은 “질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양적 성장도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기술경영학과는 테크트리가 많아 심화전공이 운영되면 많은 과목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심화전공과 부전공의 형평성 맞지 않아

심화전공 이수 요건으로 제시한 18학점도 과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200번대 과목을 18학점 이수해 부전공을 인정받는 것과 400번대 과목을 18학점 이수해 심화전공을 인정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28일에 열렸던 교무처장과의 간담회에서 심화전공 이수 요건을 12학점 또는 15학점으로 낮춰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지난 1일, 학연심은 심화전공 이수 요건을 12학점과 18학점 사이에서 학과 자율로 정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박 교무처장은 심화전공과 부전공 사이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심화전공을 신청하면 한 학기 연차초과 유예를 인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중복인정은 최소화해야

박 교무처장은 부전공을 이수할 때 각 과목의 중복인정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주전공과 부전공 사이의 상호인정 과목을 수강했을 때 하나의 전공에서만 이수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박 교무처장은 “부전공을 이수하려면 18학점에 해당하는 과목을 들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복수전공을 이수할 때는 중복인정이 적용된다.

 

전공역량 부족, 영어강의 탓도 고려해야

애초에 전공역량이 전공과목 이수 요건 학점이 낮아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교수들의 강의능력, 영어능력이 부족해 학생들이 수업에 몰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강의평가를 강화하고 더 높은 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 교무처장은 “교수들에게 지속해서 교육에 신경 써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미 교과과정 개편안은 학사연구심의위원회에서 통과되었다. 박 교무처장은 “2년이면 심화전공 운영을 준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과연 학교는 지금 제기된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무사히 2015년부터 입학하는 신입생을 무사히 졸업시킬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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