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여성 사진작가인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이 최초로 한국을 찾았다. 린다 매카트니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당시 호흡과 느낌을 생생히 살려 사진에 담아낸 작가로 평가받는다. 롤링 스톤즈, 비틀스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뮤지션도 린다의 사진에서는 꾸밈없고 솔직한 면모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총 여섯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린다 매카트니의 삶과 20세기 사회문제, 1960~70년대 아티스트를 다루고 있다.
린다 매카트니, 순간을 포착하다
전시관 2층에는 ‘Family Life(가족의 일상)’와 ‘An Epilogue in Self-Portraits(자화상 에필로그)’가 전시되어 있다. ‘Family Life’는 비틀스 멤버인 폴 매카트니와 결혼한 이후 가족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남편인 폴 매카트니와 그들의 두 딸이 기획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폴 매카트니는 인터뷰에서 린다가 순간순간을 포착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폴 매카트니의 인터뷰처럼 린다 매카트니는 차를 몰고 가는 모습, 농장에서 양 떼와 있는 장면 등 일상의 모든 장면에서 순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작가였다. “나는 카메라를 통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세상으로 향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가족을 향한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다.
사진으로 메시지를 전하다
전시관 3층에서 전시된 ‘Social Commentary(사회에 대한 시선)’에서는 사회 문제 해결에 활발히 참여했던 린다 매카트니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린다 매카트니는 동물보호운동가이자 채식주의자였다. 그녀는 동물 학대의 잔혹성을 사진으로 찍어 전시하며 동물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채식요리 연구가로 채식주의 요리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Portrait of Linda(린다의 초상화)’에서는 린다와 친분을 유지한 아티스트가 본 린다 매카트니를 알 수 있다. 20세기 당시, 린다는 세계적인 사진작가였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에서 권위적인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어머니 같은 포근함이 느껴진다. 또한, 항상 카메라를 쥔 모습에서 찰나의 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프로 의식이 엿보인다. 린다의 사진이 자연스러운 이유는 이러한 노력에서 비롯했을 것이다.
Abbey road에서 추억하는 60년대
3층에서 4층까지 이어져 전시된 ‘Chronicler of the Six-ties(1960년대 연대기)’에는 1960~70년대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이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뮤지션인 비틀스의 ‘Abbey road’ 앨범 재킷을 다른 시선에서 찍은 작품 ‘The Beatles’이다. 원래 앨범 재킷에서는 비틀스 네 멤버의 측면만을 볼 수 있지만, 린다의 사진에서는 멤버 각자의 표정과 몸동작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린다 버전의 Abbey road 앨범 재킷은 사람들을 1960년대의 향수에 빠지게 한다.
4층의 ‘Later Works(후기 작업)’에서는 린다가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관심을 가져온 주제를 다양한 사진 기법을 이용해 재해석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사진전은 부제인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에 걸맞게 대부분 사진이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근한 장면을 담고 있다. 그녀의 사진은 언뜻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렌즈를 통해 그녀가 표현하고자 했던 세상과 그에 대한 감정이 함께 담겨있다. 200여 편의 사진을 하나씩 보고 있으면 애틋함과 다정함이 솟아올라 쌀쌀한 날씨에도 따뜻해진 가슴을 안고 미술관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대림미술관 제공
글/ 박지현 기자
pajihu311@kaist.ac.kr
기간 | 11월 6일 ~ 4월 26일
장소 | 대림미술관
시간 | 10:00 ~ 18:00
(화, 목 10:00 ~ 20:00)
요금 | 5000원
문의 | 02) 796-816
박지현 기자
pajihu311@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