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 막을 수 없다면 현실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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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 막을 수 없다면 현실화해야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4.11.0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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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쪽문이나 아름관 옆 철조망에는 음식 배달 차량과 야식을 주문한 학생들로 붐빈다. 교내로 음식 배달 차량이 진입하는 것을 통제하다 보니, 엉뚱한 곳에서 음식점 배달 직원과 주문한 학생이‘ 접선’하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1990년대부터 캠퍼스 내 음식 배달 차량 출입을 통제해왔다. 밤이면 담장 너머로 음식과 돈을 주고받는 광경이 연출된 것도 20여 년이 지난 셈이다.
 
우리 학교가 교내로 음식 배달을 금지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야간에 음식 배달 차량의 운행이 교통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 둘째, 무분별한 홍보지 부착, 기숙사에서 야간 취식이 면학 분위기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밤마다 기숙사 앞으로 음식점 배달 차량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면 면학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것은 물론 다른 학생들의 휴식과 수면을 방해할 것임은 분명하다. 밤에 차량 통행이 늘어나면 교통사고의 위험도 늘어날 것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우려 때문에 교내로 음식 배달을 금지한 지 벌써 2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기숙사에서 외부 음식점의 야식 취식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배달차량 통행에 따른 소음이 기숙사에서는 들리지 않는 대신 엉뚱한 쪽문 부근 아파트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내로 음식 배달 차량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하더라도 외부 음식점을 이용한 야식에 대한 수요가 남아 있는 한, 면학 분위기 조성과 교통사고 예방이라는 제도 도입의 취지가 달성되지 않는 것이다.
 
다른 학생의 면학 분위기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기숙사에서 야식 취식은 자제되어야 한다. 특히 창문을 닫아두는 동절기에는 소음뿐만 아니라 음식 냄새 또한 다른 학생들의 공부와 휴식을 방해하게 된다. 특히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시험 기간에는 아침마다 기숙사 휴게실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 나고 심한 악취기 풍기기 일쑤다. 하지만 기숙사 내에서 야식 취식을 금지했을 때 얻는 이익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임 또한 자명하다. 우리 학교 학생치고 기숙사에서 야식 한 번안 먹어본 학생은 없을 것이다. 기숙사에서 야식 취식은 학생들에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근절하기 어렵다.
 

이처럼 교내로 음식 배달 차량 진입을 막는다고 기숙사에서면학 분위기 조성되지는 않는다. 음식 배달 차량이 다닌다고 교통사고 위험이 갑자기 커질 것 같지도 않다. 이러한 제도는 야식이 먹어야 하는 학생, 음식점, 학교 이웃 주민 모두에게 불편만 가중시킬 뿐이다. 기숙사에서 야식 취식을 근절할 수 없다면, 야식 취식을 허용하면서 다른 학생들의 공부와 휴식에 방해를 주지 않도록 자율 규정을 협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기숙사 앞까지 음식 배달 차량의 진입을 허용하는 문제에서부터 그 경우 안전사고를 예방할 방안, 야식을 취식할 수 있는 장소, 취식한 야식의 뒤처리까지 학생들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과 규범을 학생회 차원에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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