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과 중성자 산란 이용해 두 나노 막대가 이루는 새로운 구조 발견해… 복잡한 나노 물질 만들 수 있는 토대 마련

 우리 학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최성민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종류가 서로 다른 나노 막대로 초격자(Su-perlattice)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2종류 이상의 물질이 규칙적인 격자구조를 이루는 구조인 초격자는 재료와 다른 성질을 가지므로, 그와 관련된 기술은 개발 가치가 크다. 이번 연구에 대한 논문은 지난 9월 22일 자 <앙케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의 속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독특한 성질 만드는 규칙적 배열

나노 공학은 1~100nm 크기의 물질을 조작하는 기술이다. 작은 크기의 물질을 합성할 수 있어 자동차 제조, 의학 등 활용 범위가 넓다. 이때 복잡한 나노 구조물은 구형이나 1차원 막대처럼 구조가 단순한 나노 물질을 재료를 결합해 만든다. 재료를 구한 다음에는 이것을 원하는 대로 결합할 수 있어야 복잡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나노 물질을 규칙적으로 배열하면 새로운 특징이 생겨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같은 종류의 나노 물질을 결합하거나 종류가 다르더라도 둘 다 구형인 물질을 결합해 규칙적으로 배열하는 것은 이번 연구 전에도 가능했다. 하지만 굵기나 길이가 다른 막대를 결합해 초격자를 만들 수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규칙적인 구조에서 떠올린 아이디어

최 교수팀은 규칙적으로 배열된 C12E5에 탄소나노튜브를 첨가해 초격자를 만들고자 했다. 예전부터 여러 나노 막대가 불규칙하게 배열되어 있으면 서로 반응시키더라도 초격자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알려졌었다. 최 교수팀은 규칙적으로 분포해있는 나노 막대에 종류가 다른 나노 막대를 첨가하면 규칙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가설을 실험하기 위해 사용된 나노 막대는 C12E5와 탄소나노튜브다. C12E5는 온도가 낮아지면 막대들이 육각형으로 배열되는 성질이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C12E5보다 반지름이 더 큰 나노 막대다.

중성자를 활용해 확인한 초격자 구조

두 종류의 나노 막대를 반응시킨 후에는 결과물이 규칙적인 구조를 갖는지 조사할 수단이 필요하다. 최 교수팀은 중성자 산란을 이용하는 SANS(Small Angle Neutron Scattering)와 X선 산란을 이용하는 SAXS(Small Angle X-ray Scattering)를 사용했다. 중성자는 원자핵과 반응하려는 성질이 있는데, 주변에 여러 핵이 있으면 주변 환경과 다른 특성을 가진 핵과 반응한다. 즉, 중성자는 희소한 종류의 원자핵을 잘 인식한다. 따라서 SANS는 전체 구조물에서 특정 원자들이 이루는 구조를 알아내는 데 쓰인다. 그와 달리 X선은 그런 성질이 없어 SAXS는 나노 물질의 전체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최 교수팀은 우선 탄소나노튜브를 C12E5와 섞었을 때와 섞지 않았을 때 결과물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대전 하나로 중성자 연구소에서 SAXS를 조사한 결과, 탄소나노튜브를 첨가했을 때 이전과 다른 새로운 구조가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이 탄소나노튜브가 만든 구조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최 교수팀은 SANS를 활용했다. 따라서 탄소나노튜브 옆면의 수소 원자를 중수소 원자로 치환한 뒤 이를 C12E5가 담겨있는 물에 넣으면 수소보다 중수소가 적기 때문에, 중성자는 중수소 원자핵을 잘 인식한다. 따라서 중성자 산란을 이용해 중수소가 포함된 탄소나노튜브가 어떤 구조를 이루는지 파악할 수 있다. 실험 결과, 탄소나노튜브가 C12E5와 함께 초격자를 이룬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나노 공학에서 실용적인 연구의 토대를 마련해 그 가치가 크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반지름이 다른 두 나노 막대로 초격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는 앞으로 진행될 물리적 성질이 다른 나노 막대를 결합하는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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