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만화 시장을 장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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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만화 시장을 장악하다
  • 박지현 기자
  • 승인 2014.11.0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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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webtoon)은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 온라인 웹상에서 연재하는 만화를 의미한다.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웹툰을 즐기는 시대가 왔다. 10년 전까지 출판만화가 차지하던 만화 시장을 현재는 웹툰이 장악했다. 한국 만화계는 ‘웹툰’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확고히 들어섰다. 웹툰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출판만화와의 차이, 웹툰 시장의 성장을 살펴보자. 현재 한국 웹툰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적인 콘텐츠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웹툰의 등장
90년대 후반부터 국내 만화 시장은 ‘불법 스캔본’이라는 강적 앞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서서히 쇠퇴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만화책을 사지 않고 만화방에서 책을 대여하거나 인터넷에서 스캔본을 내려받아 봤다. 만화 잡지들이 차례로 폐간했고 만화가를 보조하며 데뷔를 꿈꾸던 문하생들은 좁아지는 잡지 연재의 문 앞에서 절망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빠르게 구축된 인터넷 전산망을 기반으로 온라인에 만화를 연재하는 흐름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흐름은 다음, 네이버와 같은 대형 포털이 정식으로 웹툰을 서비스하며 본격적인 혁신의 흐름이 되었다. 현재 웹툰은 엄연한 하나의 콘텐츠가 되었고, 만화가와는 차별된 ‘웹툰 작가’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출판만화와 웹툰의 차이
출판만화와 웹툰은 각각 종이 면과 인터넷 화면에서 만화를 제공한다는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먼저, 웹툰은 온라인에서 만화를 볼 수 있어 출판만화보다 접근성이 높다. 출판만화 시대에 만화는 어린아이들이 보는 ‘저급 매체’로 여겨졌고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만화를 멀리했다. 하지만 클릭 한 번만으로 만화를 볼 수 있는 웹툰은 출판만화가 가진 접근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웹툰은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네이버 웹툰에서 ‘생활의참견’을 연재하는 김양수 작가는 “연출에 있어서 출판만화는 한정된 지면을 이용해야 하지만 인터넷은 그러한 제약이 없어 응용이 거의 무한하다”라고 말한다. 출판만화는 가로로 읽지만, 웹툰은 대개 스크롤을 내리면서 세로로 본다. 웹툰 작가는 컷의 세로 길이를 늘이고, 독자가 스크롤 내리는 속도를 고려하며 스토리 호흡에 맞게 웹툰을 연출한다. 또한, 흑백이 주류인 출판만화와 달리 웹툰은 컬러만화가 대부분이고 화려한 색감을 낼 수 있다. 이외에도 음향, 동영상, 플래시 등을 이용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는 독자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터치하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스마트툰’이 시도되고 있다. 스마트툰은 컷이 넘어갈 때마다 장면 전환 효과를 줄 수 있어 보통 웹툰과는 차별된 연출이 가능하다. 대개 스마트툰은 스릴러와 같이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는 작품에 그 특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아마추어 작가의 데뷔 문을 열다
잡지는 지면이 한정되어있지만, 인터넷에는 이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 웹툰은 아마추어 작가들의 데뷔를 쉽게 만듦으로써 만화계에 변혁을 일으켰다. 포털 사이트의 도전 코너를 통한 정식 연재 절차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면 정식 연재 기회를 주는 기본적인 구조는 같다. 
네이버 웹툰에서 ‘사이드킥’을 연재하는 신의철 작가는 작가로 전업하기 전, 중고등학교에서 미술 교사로 일했다. 그는 아마추어로서 데뷔작인 ‘스쿨홀릭’을 인터넷에 올렸고 스쿨홀릭이 인기를 끌어 네이버 웹툰에 정식 연재하게 되었다. 신의철 작가는 “처음 인터넷에 작품을 올릴 때 독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많은 도움을 주었고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라며 데뷔 당시를 추억했다.

기성세대, 웹툰에 빠지다
아직 10, 20대가 웹툰을 즐기는 주요 세대지만 점점 30, 40대까지 독자의 연령층이 늘고 있다. 또한, 이들이 어릴 때 출판만화에서 인기를 끌던 한승원, 황미리, 박성우를 비롯한 기성 작가들이 출판만화에서 웹툰 시장으로 건너오는 추세다. 이들의 작품은 원래 작가의 팬이었던 독자를 중심으로 고유의 팬층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기성 작가의 작품은 젊은 독자를 새로운 팬층으로 끌어오는 영입력이 낮은 편이다.

 
웹툰 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다
아마추어 작가와 기성 작가들의 유입으로 정식 연재를 목표한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 웹툰의 ‘베스트 도전’에서 연재한 작품 수는 1,600개를 넘었다. 하지만 아마추어 작가는 정식 연재 이전에는 수입이 없기에 중간에 연재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아마추어 작가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몇 년 사이에 <레진 코믹스>, <TTale> 등 많은 웹툰 전문 사이트가 새로 생겼다. 이러한 신생 사이트가 얼마나 우수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들의 눈에 띄는 성장 속도는 주목할 만하다.
이미 2~3년 전부터 웹툰은 새로운 문화로서 정착했다. 아마추어 작가와 웹툰 전문 사이트의 증가는 한국 웹툰 산업이 과도기를 거치고 있음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웹툰, 세계를 겨냥하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출판만화 산업의 쇠퇴는 우리나라 말고도 일본,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었다. 우리나라는 출판만화에서 웹툰으로 빠르게 노선을 갈아타며 현재 세계 웹툰 시장의 선두를 잡았다. 네이버는 외국 시장을 노리며 영어와 중국어로 자사의 웹툰을 번역하여 제공하는 ‘라인 웹툰’ 서비스를 올해 7월에 선보였다. 이외에도 한국 작품을 번역해 올리는 해외사이트도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아직 반응은 미미하지만, 만화 ‘문화’로서 우리나라 웹툰이 제2의 한류를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한다. 

 

박지현 기자
pajihu311@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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