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째다. 올해 초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르다. 변화의 이유가 전부 신문사 때문은 아니겠지만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가장 큰 변화는 학과를 확실히 정했다는 것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장래희망이 없었다.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많았지만 하나의 진로로 결정하지는 못했다. 과학고에서 2년, KAIST에서의 1년을 보내면서 고민은 깊어갔지만 결정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내게 학자로의 삶이 어울리는가, 계속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던 디자이너로의 삶은
어떨까 등 장황한 고민을 했다.

결국 학과신청서에 아무 학과나 써서 낸 후 겨울 내내 후회했고, 2학년은 새롭게 시작하고파 신문사에 들어왔다. 기사에 알맞은 컷을 그리고, 머리를 쥐어짜 내 만평을 그렸다. 재미도 있고 뿌듯하기도 했지만 우습게도 산업디자인학과에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림을 그리고 내 아이디어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취미일 때 까지라는 생각을 한다.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수학과 과학만 공부하며 상상만으로 디자이너를 꿈꾸었으니 당연히 환상의 직업이었던 것이다. 목표없이 계속된 공부에 지쳤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나는 바이오및뇌공학과로 전과를 했다. 지금 학과의 공부는 재미있고 앞으로도 하고 싶다.

아직 기자로서의 사명감이나 보람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고 내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신문사에서 보낸 7개월의 시간은 소중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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