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게시판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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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어요”
  • 박건희 기자
  • 승인 2014.10.07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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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부대장/ⓒ

 

재작년, 트위터에서는 ‘ㅇㅇㅇ옆 대나무숲’ 이라는 계정이 유행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계정을 이용해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불만을 토로했다. 마침내, 우리 학교에도 ‘밤부’라고도 불리는 익명게시판 ‘대나무숲’이 만들어졌다. ‘일명 ‘밤비’라고 불리는 게시판 이용자들은 게시판 제작자를 ‘밤부대장’이라 칭하며 그의 정체와 게시판을 만든 의도를 궁금해 했다. 밤부대장, 그는 익명게시판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었을까?

 


 
KAIST판 대나무 숲을 만들게 된 계기는
살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이나 어려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나, 페이스북에 남길 수 있는 이야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내 커뮤니티 ARA의 게시물들을 보면 닉네임이 드러나기 때문인지, 소통을 하고 있는 느낌 보다는 말을 하기를 꺼린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마침 ARA의 익명게시판이 폐지되자, ‘몇 가지 규칙을 만들면 자정작용이 생겨 논란이 되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익명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익명게시판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은
우선, 반대와 블라인드 기능 등 악성 게시글을 자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보기 싫은 것을 보지 않을 권리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야생 대나무 숲’이라는 메뉴를 추가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주제들을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도배를 방지할 수도 있고, 게시판에 처음 들어온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게시글을 다시 남기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한 ‘쿨타임’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다만 바로바로 소통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서 지금은 쿨타임이 이전보다 짧아진 상태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게시글 자동 삭제 기능을 만들었습니다.
 
 
최근 외부 밤부와 연결하는 ‘사랑채’를 마련한 의도가 무엇인지
사랑채를 통해 외부 사람들과 서로 교류하는 또 다른 채널을 만들어, 구성원들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제가 대나무 숲을 만든 의도를 확장 시킨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학교의 대나무숲에서 교내 구성원끼리 그랬던 것처럼, 외부와의 소통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의 각자 생각의 차이를 풀어가고자 했습니다.
 
 
현재의 대나무숲, 만족스러운지
장기적인 목적에 비해 현재의 대나무숲은 부족한 점이 많고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섬세하게 신경쓰고 있지만, 부족한 점과 불쾌한 점들은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저희는 공간을 제공하지만, 정작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구성원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서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서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다소 어려운 과제를 풀어보고 싶습니다.
 
 
밤비들이 정체를 궁금해 한다. 숨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실 저는 딱히 저의 정체를 숨기지 않습니다. 굳이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으니 사람들이 모르고 있을 뿐이죠. 대나무 숲 운영진끼리는 매주 한두 번씩 만나서 회의하기 때문에 서로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열심히 운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익명게시판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RA는 실명을 사용하지 않지만, 닉네임이 존재하기 때문에 게시자가 전에 썼던 글에 의해 편견이 생긴 상태에서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익명을 완전히 보장하는 게시판은 그런 점이 해소될 수 있죠. 익명이라는 특성보다는 차별없이 평등한 곳이기 때문에 선호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나무숲을 어디까지 확장해나갈 계획인지
궁극적으로 어디까지 확장할지 목표를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해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면 추가하는 것이죠. 지금 현재 해결할 문제도 매우 많아 그것부터 해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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