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토크롬과 상호작용하는 전사인자인 PIF4와 PIF5가 애기장대의 잎 노화를 촉진하는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 밝혀내

우리 학교 생명과학과 최길주 교수와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백남천 교수 공동연구팀이 빛이 적은 환경에서 애기장대 잎의 노화가유도되는 정확한 신호전달 경로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14일 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다.

이전까지는 밝혀내지 못한 어두운 환경에서 잎이 노화하는 원리
식물은 그림자에 가려 광합성 효율이 낮은 잎을 떨어뜨려 에너지 생산 효율을 높인다. 이 때문에 어두운 환경에서 배양된 식물은 세포 내에서 특정 종류의 단백질을 전사해 잎의 노화를 촉진한다. 하지만 어두운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에 붉은 빛을 쬐어 주면 잎의 노화가 억제된다. 학계는 이 현상을 토대로 붉은 빛과 근적외선을 인식해 스스로의 구조를 바꾸는 광 수용체인 피토크롬이 어둠에 의한 잎의 노화에 관여한다고 추정했지만, 자세한 신호 전달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 정보가 많이 밝혀진 모델생물인 애기장대를 이용해 어두운 환경이 피토크롬에 영향을 미쳐 잎 노화를 일으키는 정확한 분자적 신호 전달 경로를 밝혀냈다.

전사인자 발현 조절하며 어두운 환경에서 배양
다 자란 애기장대는 자라는 과정에서 환경적 요인에 의해 변화가 일어났을 수 있지만 어린 애기장대는 생장을 제어하기 쉽다. 따라서 연구팀은 동일한 조건에서 배양한 어린 애기장대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피토크롬이 잎의 노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내기위해 피토크롬을 암호화하는 DNA 서열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피토크롬이 적게 발현한 애기장대와 피토크롬이 과발현한 애기장대를 그늘진 곳에서 배양했다. 이를 DNA 서열이 온전한 야생형 애기장대와 비교했을 때 피토크롬 서열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애기장대에서 야생형 애기장대보다 노화가 빨리 일어났고 피토크롬이 과발현된 애기장대에서는 노화가 느리게 진행되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애기장대 잎의 노화에 전사인자인 PIF4와 PIF5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아보았다. 연구팀은 각 전사인자가 잎의 노화를 촉진하는지 억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사인자를 암호화하는 DNA서열에 돌연변이를 일으킨 개체와 전사인자를 과발현한 개체를 만들었다. 그리고 야생형 애기장대와 함께 그늘에서 배양한 후 잎이 노화되는지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한 ELF3 단백질이 PIF4와 PIF5의 발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PIF4와 PIF5가 노화를 촉진하는 식물 호르몬인 에틸렌과 앱시스산의 신호 경로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또 PIF4와 PIF5가 식물의 수명에 관여하는 ORESA-RA1, ABI5, EEL과 같은 단백질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밝혀내 PIF4와 PIF5가 잎의 노화를 일으키는 상세한 신호 경로를 규명했다.

 

PIF4와 PIF5가 잎 노화를 유도하는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 밝혀내
이번 연구에서는 PIF4와 PIF5라는 전사 인자가 애기장대의 잎의 노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피토크롬 B의 특정 형태와 ELF3가 각각 PIF4와 PIF5를 억제함으로써 잎의 노화를 막는다는 것을 보여 피토크롬이 어두운 환경에서의 잎 노화를 억제하는 주된 광 수용체임을 증명했다. 또 연구팀이 밝혀낸 사실에 따르면 잎의 노화를 일으키는 PIF4와 PIF5는 EIN3, ABI5, EEL 등의 전사인자를 직접 활성화하고 이들 전사인자는 엽록체의 분해를 도와 잎의 노화를 촉진한다. PIF4와 PIF5는 잎의 노화를 일으키는 식물호르몬인 에틸렌과 앱시스산의 경로에 관여해 노화를 촉진한다. 한편 PIF4와 PIF5는 잎의 노화를 촉진하는 ORESARA1의 프로모터에 부착하거나 EIN3와 bZIPs과 같은 단백질을 포함하는 신호 경로를 통해서 ORESARA1의 전사가 잘 일어나도록 한다. 이후의 동시다발적인 반응은 세포 구성성분을 분해해 잎의 노화를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 수백 개의 단백질 발현을 유도한다.

이번 연구는 그늘진 곳에서 배양한 애기장대에서 잎의 노화가 진행되는 정확한 분자적 원리를 밝혀냈다는 의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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