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취향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다른 사람이 좋아할 수도 있지만, 자신과 반대의 취향을 가진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의 취향이 일치한다면 그것을 우리는 ‘대중적’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는 창작자가 독창적인 세계를 가지고 활동을 시작하다가도 인기를 끌기 위해 대중성을 가지도록 작품의 노선을 변경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영화 <프랭크>의 괴짜 뮤지션 프랭크와 인디밴드 ‘소론프르프브스'는 다르다. 프랭크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들이 밴드를 하는 이유는 ‘음악을 해방하기 위해서’이며 그 과정에서 대중은 필요하지 않다. 

존은 음악으로 성공할 날을 기대하지만, 현실에서는 직장을 다니며 평범한 나날을 보내는 아마추어 키보드 연주자다. 어느 날, 존은 ‘소론프르프브스’라는 인디밴드의 공연 포스터를 본다. 그리고 우연히 소론프르프브스의 멤버 돈을 만나 키보드 연주자의 대타로 공연에 나가고, 무대에서 밴드의 중심이자 리더인 프랭크를 만난다.
프랭크는 파란 눈과 검은 머리를 한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섬뜩한 탈을 쓰고 공연을 한다. 관객들의 반응은 안중에도 없이 ‘수프 안에 든 생강, 빵 조각, 기름투성이 익히지 않은 소시지…’라는 난해한 가사의 음악을 선보인다. 어느 관객도 즐길 수 없는 노래를 부르면서도 프랭크와 멤버들의 태도는 사뭇 진지하다. 존은 이런 소론프르프브스에 관심을 가지고 프랭크 역시 존에게 흥미를 보인다. 존은 직장을 그만두고 밴드에 들어가고, 멤버들 몰래 앨범 제작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며 소론프르프브스는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존이 열정에 차있지만 재능 없는 음악가인 데 비해 프랭크는 모든 사물을 보고 악상을 떠올리는 천재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음악이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사람들이 프랭크와 멤버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은 언뜻 소론프르프브스에 열광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일상에서 만날 수 없는 괴짜를 보고 즐거워하는 데 불과하다. 소론프르프브스의 멤버들은 일반인과는 다르다. 일반인이 사회의 톱니바퀴로서 서로 맞물리며 살아가고 있다면 이들은 울퉁불퉁 찌그러져 그곳에 끼워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어디에도 맞춰질 수 없는 조각이라면 어떻게 살아가면 될까. 이들의 해답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음악 ‘I Love You All’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프랭크>는 흥행몰이를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다. 프랭크를 비롯한 인물의 캐릭터성은 뛰어나지만 공감하기 힘들고 보통 음악 영화와는 달리 소론프르프브스의 음악은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들만의 음악을 추구하는 소론프르프브스는 인기보다 작품성을 우선시한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오늘날 우리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말과 행동을 검열한다. 이렇게 자신을 숨기고 포장하는 데 피곤함을 느끼지는 않는가. ‘프랭크’를 보라. 흔히 말하는 ‘대중’과 ‘나’라는 정체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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