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구성원의 대부분이 생활하는 KAIST 본원은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이 많은 탓에 학우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대전이라는 지역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전에는 ‘놀 것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대전에서 학교 생활을 한다는 점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이 쌓이고 쌓여 대부분이 타 지역 출신인 우리 학교 학우들 대전이라는 지역 사회에 애정을 보이기 보다는 무관심 한 경우가 많다. 이렇듯 대전과 KAIST는 서로에게 괴리감을 주는 ‘섬’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대전은 수도권 지역에 비해 문화적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다. 영화관도, 공연장도, 미술관도 다른 지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대전의 청년들은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대전의 청년들은 행사를 기획하고, 잡지를 만들며 강연을 여는 등의 활동으로 이런 문화적 불평등을 극복해나가려 노력한다. 대전 지역의 청년들이 만드는 ‘지역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청년 단체 세 곳을 만나보았다

 
1. BOSHU
BOSHU(이하 보슈)는 대전의 대표적인 청년 잡지이다. 작년 12월, 각기 다른 직업과 관심사를 가진 청년 4명이 모여 ‘찌라시(가명)’라는 잡지를 기획하게 되었다. 잡지의 정체성을 잡아가려는 회의를 거치던 도중 잡지의 이름이 충청도 사투리로 ‘보라’라는 뜻의 ‘보슈’로 바뀌게 된다. 공식적인 멤버 모집을 거친 보슈는 현재 디자인, 홍보, 편집 등 5개 팀, 14명의 멤버로 이루어져 계간지로 발간되고 있다.
보슈가 다루는 내용은 매 호마다 다르다. 지금까지 총 3권의 보슈가 발간 되었는데, 창간호에서는 ‘설렘’, 두 번째 호에서는 ‘지잡대’, 세 번째 호에서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여러 코너 속 내용을 채웠다. 잡지를 구성하는 코너는 다양하다. 청년에게 생각거리를 던지는 ‘뉴스피드’, 지역의 명소를 소개하는 ‘로컬 아케이드’, 지역 사람의 인터뷰가 실린 ‘잔소리 ; 잔잔한소리’ 등의 코너에 주제에 맞는 내용을 담아낸다. 보슈의 지향점은 단순한 잡지가 아닌 하나의 ‘청년 미디어’다. 보슈는 현재의 잡지 체제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홈페이지, 팟캐스트, 라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해 보슈와 지역사회를 소개하고 싶다고 한다. 보슈는 오늘날의 청년 세대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그들과 지역사회의 소통창구의 역할이 되려 한다.
 

2. TEDxDaejeon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앞 글자를 딴 TED는 ‘IDEAS WORTH SP-READING’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시작된 국제 컨퍼런스다. TED는 하나의 이벤트에 연사 여러 명을 초청해 짧은 강연을 듣는 형식으로 이루어져있다. 지역의 아이디어와 인재 발굴을 위해 TED의 라이선스를 받아 각 지역, 단체 혹은 사회에서 독자적으로 만드는 행사를 TEDx라고 한다. TEDx 뒤에 주체가 되는 사회의 이름을 붙이는데, 현재는 학교에서부터 지역, 기업까지 다양한 TE Dx가 만들어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사회 대전에도 TEDxDaejeon이 있다. 지난 2010년 대한민국 지역으로는 최초로 개최된 TEDx 이벤트인 TEDx Daejeon은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오거나이저(Orga-naizer)가 되어 활동하고 있다.
TEDxDaejeon에서는 다른 TE Dx 행사처럼 TEDxStandard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외에도 한 달에 한 번 대전시민대학과 함께 TED xSalon이라는 소규모 이벤트도 여는데, ‘인문학 살롱’이라는 주제에 맞게 정해진 책을 함께 읽고 강연을 들으며 서로의 소감을 나누는 행사다. TEDxDaejeon은 국내 최초 지역 TEDx라는 타이틀처럼 ‘대전’이라는 지역사회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우리가 현재 발을 딛고 있는 이 곳, 대전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세계로 알리고 지역의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선사하는 것이 TEDx Daejeon의 목표다.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드러냈던 TEDxDaejeon의 이벤트가 ‘TED xDaejeon City 2.0’이다. 98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된 글로벌 이벤트인 이 행사는 ‘시민 참여 도시 발전 프로젝트’다. 시민이 직접 도시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이벤트인데 이 행사가 현재는 대전광역시 사회자본지원센터의 ‘생활연구소 리빙랩’ 프로젝트까지 이어져 그 의미가 깊다.

 

3. 대전대학생문화기획단
대전대학생문화기획단은 대전 지역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문화 기획 단체다. ‘문화 도시 대전’을 목표로 기존의 대전이 갖고 있던 문화 컨텐츠를 발굴하고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활동을 주로 하는데, 자체적인 문화 행사를 기획해 개최하기도 한다. 현재 16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창립멤버인 1기를 거쳐 현재 2기까지 활동 중이다.
대전대학생문화기획단에서 하는 일을 무척 다양하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 지역 내 명사와 공연팀을 초대하는 ‘돗자리 콘서트’다. 현재까지 총 세 번 개최되었던 돗자리 콘서트는 한밭수목원이나 궁동, 충남대 인근 지역에서 진행되었다. ‘사람과 사람’,’ 너와 나의 42’, ‘내가 아는 사람 얘기해줄게’라는 주제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대전 지역 인디 밴드의 공연을 감상하고 초청한 연사의 강연을 듣기도 한다. 기업이나 단체의 지원이 전혀 없이 순수하게 기획단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콘서트는 지역사회에 소소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토크콘서트 ‘세끼’도 있다. ‘세상을 바꾸는 끼 있는 녀석들’의 줄임말인 ‘세끼’는 대학생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표방한다. 토크콘서트 세끼는 지난해 11월 충남대학교에서 열렸다. 대학생의 ‘끼’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연사의 강연으로 듣는 것과 더불어 공연과 다양한 이벤트도 열려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외에도 대전대학생문화기획단은 ‘취업의 神’이라는 서바이벌 취업 오디션을 기획해 새로운 취업 문화를 만들어나가려고 하고 있다. 이런 정기적인 행사 외에도 작년 한글날에는 으능정이거리에서 한글날을 기념하는 플래시몹을 기획해 좋은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대전대학생문화기획단은 이처럼  대전의 문화를 수동적인 자세로 수용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문화를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나가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대전대학생문화기획단이 진행하는 행사를 보기 위해서는 페이스북 페이지나 네이버 블로그를 찾아가면 된다. 
 
 
김하정 기자
hajung0206@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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