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시절이 있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몸을 배배 꼬며 줄 맞추던 기억, 달리기에서 잘 달리다가 넘어져 아쉽게 역전당했던 일. 우리에게는 모두 가을 운동회에 대한 나름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우리 학교에서 열린 ‘대학생을 위한 2009 가을 체육대회’는 어린 시절 가을 운동회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사였다. 행사는 공굴리기, 박 터뜨리기 등의 가을 운동회 단골 종목부터 시작해서 야식품평회, 무대 행사 등 독특한 이벤트까지 알차게 구성되었다. 하지만, 그에 비에 참여율은 높지 못했다. 행사의 전 과정을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행사에 참여해보니“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가 아닌“먹을 것 많은 잔치에 소문이 나지 않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여율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저조한 참여율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을 들 수 있겠다. 먼저, 포스터와 홍보 책자 등으로 광고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많은 학우가 대체로 체육대회의 개최 여부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 공지나 참여 의사 촉구는 명확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물론 참가대상인 학우들의 자발적 참여의지 또한 중요하지만, 좀 더 다양한 홍보 경로 및 참여 유도 방안이 모색되었으면 한다.
또한,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도 분명히 있다. 특히 저녁 이후로 구성된 야식품평회나 무대 행사는 급작스럽게 떨어진 기온 때문에, 참여하기 위해 야외로 나오기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준비된 계획을 변경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뒤따르지만, 다양한 경우를 대비한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야식품평회를 간단히 야외에서 한 후 실내에서 무대행사를 진행하는 등의 방안도 많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하나의 계획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 무산된 카포전을 포함해서 여러모로 우리 학교 행사 ‘불황기’가 찾아온 것 같아 안타까운 요즘이다. 행사 계획의 개선과 학우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KAIST인의 함성 가득한 축제가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무학과 09학번 김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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