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학자들의 축제, ICM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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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수학자들의 축제, ICM에 가다
  • 권민성 기자
  • 승인 2014.09.04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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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학자대회라고도 불리는 ICM은 국제수학연맹 IMU가 주최하는 수학자들의 축제다. ICM 참가자들은 수학자들의 연구를 듣고 토론을 하는 등 세계 수학의 흐름에 참여한다. 지난달 ‘나눔으로 희망이 되는 축제’라는목표 아래 개최된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는 122개국 5,200여 명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 ICM이다. 또, 여성 필즈상 수상자가 처음으로 등장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수학계를 떠들썩하게 한 서울세계수학자대회가열린 코엑스를 방문했다.

지난달 13일 아침, 2014년 필즈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5,000여명의 관중과 함께 수학의 역사에 또한 페이지를 기록한 필즈상 수상식이 진행된 곳은 다름아닌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이다. 이번 ICM에서는 아르투르 아빌라 연구원, 만줄 바르가바 교수, 마틴 하이러 교수, 마리암 미르자카니 교수가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특히 최초의 여성 필즈상 수상자가 탄생하며 여성 대통령이 여성수학자에게 상을 수여하는 진귀한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축하 연설이 끝나고, 축제의 막이 올랐다.

 

▲ 개막식에서 IMU 회장 잉그리드 도브시가 필즈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수많은 강연이 수학자들의 업적 증명해

ICM은 주로 수많은 강연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먼저 유명 수학자들의 초청 강연이 있었다. 초청 강연에는 모든 참가자 앞에서 발표하는 기조 강연과 참가자들이 듣고 싶은 강연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세션 강연이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총 19명의 수학자가 기조 강연을 맡았는데, 한국인 최초로 기조 강연자로 뽑힌 황준묵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도 그중 하나다. 기조 강연은 강연자의 학문적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황준묵 교수는 복소기하학과 관련된 주제로 강연했다.

세션 강연에는 총 19개의 분야가 준비되었다. 준비된 분야가 다양해 참가자들이 원하는 분야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때문에 몇몇 강연에 사람이 몰리는 경우도 많았다.

일반인이 참여하는 수학문화행사

세계수학자대회는 전 세계 수학자들의 대규모 모임이기도 하지만, 가장 대중적인 수학 행사이기도 하다. 서울세계수학자대회에도 ICM 참가자가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는 수학문화행사를 마련해 놓았다. 먼저 수학계의 유명 인사인 제임스 사이먼스의 대중 강연이 마련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 관중들은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나 학교를 마치고 온 고등학생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우상을 만나게 된 학생들은 질의응답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른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많은 대중들이 수학 전시회 IMAGINARY를 구경하러 코엑스를 방문했다

대중 강연이 열린 강당과 조금 떨어진 곳에는 전시회 IMAGINARY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곳에는 로렌츠 끌개, 레몬 모양 곡면, 해마 모양 곡면 등 방정식으로 좌표 공간에 만들 수 있는 특이한 조형물을 전시해놓았다. 또한,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터치스크린으로 구현해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다. 전시회에는 강사들이 대기하고 있어 쓰나미의 피해 범위 계산, 최소 곡면의 개념 등을 설명해주었다.

전시회를 빠져나오니 가까운 곳에 여러 부스가 모여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각 부스에서는 세계 각지에 있는 수학 협회들을 홍보하고 있었다.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는 부스를 지나가 보면, 수학자들이 만든 포스터들이 있었다. 각 포스터의 내용은 수학적 연구에 대한 설명으로, 매일 새로운 분야가 게시되어 내용의 변화를 주었다.

수학 개도국 위한 NANUM

이번 대회에는 여러모로 특이한 점이 많았다. 그중에는 일명 ‘수학개도국’ 출신 수학자들이 희망을 가질만할 소식이 많았다. 먼저 여태껏 북미, 유럽, 일본이 아닌 나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필즈상 수상자는 없었는데, 브라질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아르투르 아빌라는 ‘수학 개도국’에서도 성과를 거둔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한때 ‘수학 개도국’이었던 한국이 어느새 성장해 ICM의 개최지가 된 것도 희소식 중 하나다. 한국은 주변의 지원과 자국의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으며, 그에 보답하기 위해 NANUM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개발도상국의 수학자들을 지원했다. NANUM은 ‘나눔으로 희망이 되는 축제’의 일환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개발도상국 수학자 1,000명의 ICM 참가 경비를 지원한다. NANUM에는 3,600여 명의 수학자가 지원했으며, 민간 후원금도 예산을 대부분 차지하는 등 기대를 넘는 성과를 보여 나눔의 정신을 보여주었다.

대중과의 나눔은 성공했을까

서울세계수학자대회의 큰 목표는 이룬 듯했지만, 수학문화행사에는 미흡한 점이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IMAGINARY 전시회는 약 2만 여 명의 대중들이 수학문화행사에 참여한 것에 비해 규모가 작아 이동이 불편했고 강사의 설명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또 전시된 수학적 조형물도 시선만 끌 뿐, 다른 특징이 없고 그 개념도 어려워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게 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또한, 전시된 포스터는 논문을 그대로 포스터에 붙여 놓은 듯해 시선을 끌지 않았고, 위치도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어 비교적 방문한 사람이 적은 듯했다.

대중 강연도 관객들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제임스 사이먼스가 강연할 때 관중들은 강연에 집중하려 했지만, 영어로 된 강연이 정확하게 번역되지 않거나 아예 번역되지 않고 넘어가는 등 진행이 원활하지 않아 대중들에게 불편함을 주었다.

이번 대회는 ICM으로서는 성공적이었지만, 수학자가 아닌 대중까지 충분히 배려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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