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대전 지역에 시간 당 30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우리 학교곳곳이 물에 잠기는 일이 발생했다. 폭우가 내리는 동안 일부 건물에서 물이새는 사진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부실공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과연 잦은 누수와 벽에 금이 가는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 저수지가 되어버린 KI 빌딩/ 이한솔 원우 제공           KI 빌딩의 천장에서 물이 새 건물 내부 바닥이 침수되었다

떨어진 실리콘 틈새로 스미는 빗물

누수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에의해 발생한다. 일반적인 원인 중 하나로 ‘코킹(calking)’에 의한 누수를 들 수 있다. 코킹 기법은 보통 유리 자재를 마감할 때 실리콘을 이용해 틈을 막는 건축 기법을 말한다. 실리콘은 경화가 잘 이루어지고 시간이지나면 탈락하기 쉬운 건축 재질로,많은 건물에 누수를 야기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실제로 N1 빌딩과중앙도서관, 파팔라도 메디컬센터가실리콘 탈락 문제로 인해 누수가 된것으로 밝혀졌다.


배관 이음새에서 물이 새기도
 
배관 이음새에서 물이 새어 나와누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천장이 유리로 되어있지 않는 건물에서 발생하는 누수 대부분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우리 학교 정진왕 건설팀장은 우리 학교에서 연간 400건 정도의 크고 작은 누수가 발생하는데, 그중 80% 이상이 배관 이상에 의한 누수라고 전했다.

미처 누수 예상하지 못한특수한 구조물도 문제
 
외부 환경이나 건물의 특수한 구조물에 의해 누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KI 빌딩의 천장 코킹에 사용한실리콘을 까치가 뜯어먹어 누수가 발생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KI 빌딩은 화재 시 경보가 울리도록하는 알람밸브실의 배수관이 천장 배수로와 연결되어 있는데, 폭우로 천장에서 내려오는 물이 알람밸브실에넘쳐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KI 빌딩만의 설계 단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기초과학동도 특수 구조물에 의해 누수가 발생한 경우다. 연구실 중 유독 가스를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후드를설치한 곳이 있는데, 후드와 연결된천장의 배기 통로 안으로 물방울이타고 흘러 들어와 누수가 발생했다.

번거로운 누수 보수 과정
 
KI빌딩을 시공한 계룡건설 건축부김동현 과장은 “누수나 갈라짐과 같이 건물에 하자가 발생하는 것은 기업에도 손해다”라고 설명했다. 건물을 지을 때 건축 자재에 따른 하자보증 기간이 존재하고, 이 기간 내에 누수와 같은 하자가 발생하면 건설업체측에서 보수공사 비용을 모두 물어야한다.

또한, 누수 하자가 발생하면 시공사에게 하청을 받아 실제로 공사를진행한 하도급업체도 패널티를 받는다. 만약 하도급업체의 과실로 누수등 하자가 발생한 것이 확인되면, 다음번 입찰에서 이전의 보수공사 비용을 입찰 비용에 추가해야하기 때문이다. 공사에 참여하는 인부도 급여를지급받지 못하거나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하자가 달갑지 않은 소식이긴 마찬가지다.

교내 건물 누수공사 활발히 진행중
 
정 건설팀장은 “현재까지 누수로민원이 접수된 모든 장소에서 보수공사가 완료 또는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KI 빌딩, 산업디자인학과동, 파팔라도 메디컬센터에서 물이새는 원인을 파악해 보수공사를 완료했다. 또한, 보수공사 중 소음 발생이우려되는 기초과학동의 경우 가까운주말에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완공된 N1 빌딩의 누수는 원인파악이 완료되었으며 현재 보수방법을 논의하는 중이다.

리모델링 위한 예산 확보되어야
 
한편, 정 건설팀장은 예산이 부족해 누수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덧붙였다. 우리 학교에 위치한 총 99개동의 건물중 30~40동에서 누수가 발생하는데, 건물이 노후해 리모델링이 필요한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학우들이 누수 피해 없는 쾌적한 환경을제공하기 위해서 리모델링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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