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학기 말 시행되는 기말 강의평가는 수업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다. 기말 강의평가는 학우들에게 공개되어 수강신청 등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현재 기말 강의평가 결과는 2012년 이후로 공개되지 않아 학우들의 불평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강의평가 결과가 왜 공개되지 않고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대해 알아보았다.

 

현재 OTL의 과목 사전에는 매 학기 말 시행되는 강의평가 결과를 볼 수 있다. 2013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과목 사전에서 해당 과목과 교수를 검색하면 전체 9개 질문 중 ▲체계적 구성 ▲강의의 이해도 ▲ 창의적 사고 장려 ▲강의의 도움정도에 대한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OTL에 접속하면 2012학년도 가을학기에 시행된 강의평가 결과밖에 볼 수 없다. 2013년 이후로는 한 번도 갱신되지 않은 것이다. 1995년도부터 시행된 기말 강의평가는 처음에 공개되지 않다가 이후 학우들의 요구로 공개되기로 결정되었는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한 원인은 학교가 자료 공개를 꺼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OTL 사이트를 관리하고 있는 SPARCS는 강의평가 공개의 권한이 그들에게 없다고 밝혔다. SPARCS 채종욱 회장은 “13년도 이후 자료를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을 통해 요청했으나 학교가 공개를 꺼린다는 소문만 들릴 뿐이었다”라며 자료가 갱신되지 않는 까닭을 설명했다. 채 회장은 이어 “올해에도 꾸준히 자료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라며 답답함을 나타냈다.

학교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태다. 교학기획팀 김철훈 직원은 “총학이 자료공개를 요청한 경우는 2012학년도 가을학기 때가 마지막이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총학이 강의평가 결과를 요구한다면 언제든지 제공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총학 김성은 정책국장은 “학교는 총학이 결과요청을 할 시 자료의 제공을 돕겠다는 의미이지, 모든 학우를 대상으로 공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정책국장은 “OTL을 통해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에 자료 공개 요청을 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현재 학우들은 강의평가 말고도 대나무숲이나 과목 사전을 통해 수강후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나무숲은 활동하는 인원이 적어 신뢰도와 접근성이 떨어진다. 과목 사전의 경우 과목 사전 자체에 대해 아는 사람이 적을뿐더러 평가 기준도 부족하다. 채 회장은 “과목 사전을 아는 학우가 적어 평가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에 비해 강의평가는 수강생 대다수가 평가한 신뢰 높은 자료다. 매 학기 갱신되기 때문에 다음 학기에 바로 반영이 가능한 점도 이점이다. 결국 강의평가는 다른 자료로의 대체가 불가능하다. 김 정책국장은 “공개되지 않는 강의평가는 결국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총학은 이번 학기에 강의평가 공개를 재추진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이에 대한 학생사회의 관심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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