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동아리 정등록 심의,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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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동아리 정등록 심의, "무엇이 문제인가"
  • 김동관 기자
  • 승인 2014.08.0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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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정등록 심의는 동아리대표자회의(이하 동대회) 안건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 중 하나다.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고 싶은 학우는 각 동아리 회장, 분과장이 참여한 동대회에서 신규 등록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2014년도 제3차 동대회에 대의원 중 일부가 ‘Social Maker’의 결격 사유에 “정치 모르겠다”, “그래도 역시 좌편향은 싫습니다” 등을 적어 대의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동대회 대의원이 투표로 결정하는 ‘KAIST 학부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 신규 정등록 심의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 논란 속 동아리 정등록 심의 / 김동관 기자

 
부족한 동아리 방과 동아리 지원금

동연이 신규 정등록 동아리를 무조건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동아리 방과 동아리 지원금이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이다. 현재 제23대 KAIST 동연 <안녕>에 소속되어 있는 정등록 동아리는 81개인 한편, 연간 지원금은 1억원이고 사용 가능한 동아리 방의 개수는 68개다. 정등록 동아리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동아리 지원금과 동아리 방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구조다. 실제로 본지가 2014년도 제3차 동대회 기준으로 동대회 대의원이었던 8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견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16명의 동아리 회장 중 75%가 신규 동아리를 경쟁상대로 여긴 적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2012년 동대회에서 모 동아리 회장이 “동방이 모자란데 왜 우리가 신규 등록을 받아 동대회에 상정했는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실제로 2014년에는 기성회비가 줄어들며 동아리 지원금이 동결되어 버렸다. 이효준 사회분과장은 “예산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동아리 지원금을 늘려달라고 무턱대고 요구할 수 없다”라며 지원금 인상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동아리 방 증축과 동아리 지원금 인상에 관한 문제는 동아리가 생긴 이후 계속 제기되는 문제다. 2013년도 제3차 운영위원회에서 변규홍 전 동연 부회장은 “동아리가 늘어남에 따라 총 지원금액을 늘리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2011년도에 동아리 지원금을 2천만원대에서 1억원으로 늘린 사례가 있다.

많은 동대회 대의원들 역시 ‘신규 동아리를 경쟁상대로만 보는 것은 근시안적 시각’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했다. 동아리 지원금을 나눠야 하는 상대가 아니라 동연의 세력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진 동연 부회장은 “동연이 규모가 커질수록 동연에 힘이 실린다”라며 “지원금 인상 요구를 할 때 유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신규 동아리 등록은 동연의 다양성에도 득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분과장은 “새로운 활동 분야를 가지고 나타난 동아리를 우리 사회에 받아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학교와의 협의를 통해 지원금이 좌우되는 현재, 동연의 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노민석 종교분과장은 일부 동아리 회장들이 동연의 규모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사나래’ 가 ‘대전교구 가톨릭 대학생 협의회’에 속한 것과 같이 상위 단체에 속한 동아리의 경우 동연보다 상위 단체와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노 분과장은 “상위 단체에 마음이 있는 동아리 회장의 경우 동연의 규모를 신경쓰지 않는다”라며 동아리 회장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사에 '전문성'이 필요한가

신규 동아리 심사 기준은 ‘차별성’, ‘전문성’, ‘대중성’, ‘지속가능성’으로 총 4가지다. 각각의 기준은 필요에 따라 ‘한국과학기술원 동연 회칙(이하 회칙)’ 개정을 통해 추가되어왔다. 하지만 이 심사기준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본지의 설문에 따르면 16명의 동아리 회장 중에 62%가 4개의 기준이 명확하다고 답했다. 조창순 과원회 회장은 “4가지 항목이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동연 등록 기준의 대원칙으로써 존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혁표 수학문제연구회 회장도 이에 동의하며 “4개의 기준이 서로 상호보완적이라는 관점에서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4개의 심의 기준의 일부 혹은 전체가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임예건 PIAST 회장은 “자유로운 환경의 학교가 좀 더 풍성한 학생 문화를 만든다”라며 신규 정등록 심의 시스템에는 “유령동아리를 방지하기 위한 정도의 장벽, 지원금에 대한 운영위원회의 객관적 기준, 확실한 징계위원회 정도만 있으면 된다” 라고 덧붙였다. 이 분과장은 “여행동아리와 같이 전문성을 논하기 어려운 취미 동아리도 있다”라며 “전문성이 필요 없는 주제를 다루는데 전문성을 강요하는 것은 동아리 활동을 금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노 분과장도 “동아리는 학회, 세미나 단체, 학술 단체가 아니다”라며 전문성 기준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지적이 계속되자 동연은 지난해 12월 20일 회칙을 개정할 때 ‘운영위원회는 회칙에 따라 매년 신규 등록 기간 개시 전에 4개의 기준을 구체화한 신규등록 심의 기준을 발표해야 한다’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하지만 올해 신규 등록 심의에는 이 회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신규 정등록 심사 기준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과도기적인 성격임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심사부터는 확실히 준비할 수 있도록 세분된 기준을 세우도록 하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임의로 해석되는 '대중성'

이전과 달리 2014년도 제3차 동대회 신규 정등록 심의부터는 대의원이 찬성, 반대, 기권의 사유를 기명으로 적었다. 13명의 대의원이 Social Maker의 결격 사유로 ‘대중성의 부족’을 직접 언급했다. 그런데 대중성을 제시한 대의원 중 대부분이 대중성의 뜻을 동연이 제시한 ‘동아리의 회원인 사람들에게 동아리가 미치는 영향, 대중 사업’이 아닌 ‘대중의 성향 혹은 기호와의 일치’로 해석했다. 대의원들이 심사 기준을 임의로 해석해 심사한 것이다. 많은 대의원이 이러한 현상을 비판했다. 기준을 임의로 해석하는 심사가 옳은 심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다. 이 분과장은 “기호가 대중성과 연결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라며 “앞으로 많은 동아리 회장이 대중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노 분과장은 대부분의 대의원이 대중성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Popular’의 의미로 해석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회장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교육을 하고 동연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올바른 심사를 위해 노력한다면 동아리들이 잘못된 억지를 부려 기준을 해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홍 회장도 “(심사 기준은) 대의원들이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다”라면서도 “동연 측에서 기준을 확실히 각인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모호한 '차별성'

신규 정등록 심의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심사기준이 바로 ‘차별성’이다. 동아리의 활동 분야와 활동 방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바오밥(아카펠라) - 코러스(합창 및 아카펠라), 핑스(핑거스타일) - 여섯줄(통기타), 아스트리아스(클래식 기타), 미담장학회(교육봉사) - SEED(교육콘텐츠디자인), Chalk(무료온라인교육봉사) 등이 ‘차별성’을 두고 많은 공방이 일었다.

차별성이라는 심사 기준은 2009년 우리 학교가 ICU와 통합하면서 공통된 분야를 다루는 동아리의 분쟁을 막기 위해 추가되었다. 작년 제3차 동대회에서 변 전 부회장은 “ICU와 통합할 때 학교에서 같은 분야의 동아리를 하나만 남긴다면 더 많은 지원금을 준다고 했다”라고 차별성 기준이 추가된 배경을 설명했다.

차별성이 명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대부분 대의원이 공감한다. 차별성이 심사 기준에 없다면 한 동아리가 비슷한 여러 개의 동아리로 나누어 신청해 동아리 방과 동아리 지원금을 중복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차별성이 기준이 아니라면) 콘텐츠가 같은 새로운 동아리가 신청했을 때 반박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라며 차별성이 기준에 포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기존의 동아리가 차별성 기준을 본인의 기득권을 지키고 신규 동아리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 부회장은 “기존의 동아리가 넓은 분야를 다루고 있을 때, 세부적인 분야를 다루는 동아리가 들어오는 것이 협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라며 차별성 기준의 구체화 혹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차별성이라는 기준을 비판하는 학우들은 현재의 기준이 필요 이상으로 높다고 주장한다. 활동 항목이 겹치더라도 동아리 간 차별성을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분과장은 “아퀼라(풋살)와 허리케인(축구)은 (초기에) 활동 방향이 비슷해 논란이 있었다”라며 “활동 방향이 확실히 분리된 현재 두 동아리 모두 공식적인 정동아리로 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아리 회장의 책임감이 중요

2014년도 제3차 동대회 신규 정등록 심의에서 대의원들이 기명으로 적은 Social Maker의 결격 사유의 일부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분과장은 “결격 사유를 만들어 내려고 하니까 합리적이지 못한 사유가 된다”라며 “Social Maker가 정등록되는데 반대하지만 왜 반대하는지를 잘 모르거나 떳떳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것에 그 이유가 있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대표자의 능력이나 공정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나 대표자에게 권리를 일임하는 대의 민주주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여서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홍 회장은 “동아리 회장의 선출은 동아리 고유의 권한으로 동아리 내부에서도 신중하게 뽑는다”라면서도 “동아리 회장도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노 분과장도 “(이 문제는) 동연이 강요할 수 없는 문제다”라며 “동아리 회장이 동아리를 이끄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아리가 모인 동연의 대의원임을 자각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동아리 회장이 동대회 안건을 동아리 구성원과 상의하지 않고 개인의 신념대로 의결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분과장은 “동아리를 대표해서 참석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임원진과 상의하는 것이 맞다”라며 “동아리 회장들이 구성원들과 충분히 상의해 그 의견을 동대회에서 피력해주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동대회 안건에 관심이 없다는 점 ▲안건지가 너무 늦게 올라온다는 점 등 때문에 동아리 회장의 인식 변화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사안으로 여겨진다. 또한,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지 않는 한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 부회장은 “동아리 회장이 어떤 사유로 어떤 투표를 했는지를 공개한 것은 회장이 많은 비판을 받고 책임감을 가지도록 하는 목적이었다”라고 말했다. 동연의 신규 정등록 시스템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동아리 회장의 의식 전환과 동아리 연합회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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