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자전거 보급량이 2006년 기준 약 800만 대로, 2012년에는 약 1,400만 대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자전거 보급의 증가는 자동차 연비 절감, 공해 감소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지만, 이에 따라 자전거 도난 사례 또한 늘어나고 있다. 캠퍼스 내 자전거 인구가 많은 우리 학교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교내 자전거 도난 실태에 대해 알아보고, 도난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자전거 도난, 우리 학교도 예외 아니다
지난 6월 26일, 우리 학교의 BBS인 웹아라에 프레임만 남은 자전거의 사진이 올라왔다. 문제의 자전거는 소망관 앞에 자물쇠를 단 채 세워져 있었지만, 주인이 여행간 사이에 프레임만 남은 채 분해되어 도난당한 것이었다. 이 게시물을 본 학우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이와 같은 자전거 도난이 너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교내 자전거 절도에 대한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극단적인 사례 이외에 자전거 단순 절도를 당한 학우도 많았다. 유승정 학우(무학과 09)는 “한 달 동안 자전거를 3번 샀는데 모두 잃어버렸다”라며, “우리 학교에는 방치된 자전거도 많고, 워낙 열려있어 누구나 들어와 훔쳐가기 쉬운 환경이라 아쉽다”라고 하소연했다.

자전거 분실 이후 회수 방법은 없나
학교에서 자전거를 도난당한 학우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그리 많지 않다. 그 중 하나는 캠퍼스 폴리스에 연락해 자전거 분실을 신고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전팀 송민효 씨는 “캠퍼스 폴리스에 신고를 하면, 분실한 자전거가 놓여 있던 곳에 달린 CCTV를 확인하거나 함께 차를 타고 캠퍼스를 돌아보면서 찾아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분실 자전거가 모두 회수되지는 않으며 신고하는 학생도 많지 않다”라고 밝혔다.
값비싼 자전거를 도난당해 경찰서나 파출소에 신고하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도룡지구대 경위 윤천섭 씨는 “자전거 절도는 상습범이 많아 신고가 들어오면 일반 절도와 같이 경찰서의 형사과에 넘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회수율이 높지 않으므로 개인이 안전 장치를 잘 갖추는 등의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사용자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잃어버리더라도 다시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사전 예방책을 세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제도적인 차원의 노력 필요해
물론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학우의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마련한 거치대에 자전거를 보관하는 것 이외에 예방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김효중 학우(무학과 08)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실내에 놓아두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기숙사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야간 순찰 인력을 두는 등 학교에서 제도적인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것 이외에도 자전거 도난 방지를 위해 제도적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먼저, 학우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한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매년 학기 초에 안전팀에서 자전거 보관에 대한 홍보를 해왔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윤희상 학우(무학과 09)는 “자전거 보관법 포스터를 만드는 등 자전거 도난 방지 캠페인을 벌였으면 좋겠다”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요청했다.
자전거마다 고유번호를 매겨 등록제를 시행하는 것이 분실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안전팀 송민효 씨는 “자전거 등록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출입구를 지나는 자전거를 일일이 검사하기 어려워 보류 중이다”라고 해명했다.
요즘 일어나는 도난 사고가 외부인의 소행이므로 외부 출입자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학우 의견에 대해서는 “학교 출입문에서 외부인에 대한 통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자전거 사용자에 대한 특별한 재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자전거 거치대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박태균 학우(무학과 09)는 “자전거 대수보다 자전거 거치대의 수용 용량이 부족해서 아무 곳이나 주차된 자전거가 많다. 이 경우 트럭으로 통째로 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라며, “자전거 거치대 모양을 간소화해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설팀 윤재성 씨는 “올해 설치된 사랑관 앞의 자전거 보관대처럼, 자전거 거치대는 매년 개선이 되고 있다. 내년에는 학부식당 쪽에 새로운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개인적인 자전거 도난 예방이 급선무
학교에서 마련하는 제도적인 정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우들의 의견 취합과 학교의 노력에 따라 앞으로 차차 이루어져야 하는 사항이다. 그렇다면, 학우들 스스로 자전거 도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자전거의 보관 위치부터 점검해보아야 한다. 자전거는 최대한 눈에 잘 띄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교통 표지판과 같이 직선 모양의 사물에 자전거를 묶어 두면 위험하므로 지면과 함께 폐곡선을 이루는 모양의 거치대에 자전거를 묶어야 한다.
자전거의 안장을 빼서 보관하거나 후미등, 라이트 등의 가벼운 부품을 빼두는 것도 좋다. 특히 안장을 빼놓는 것은 자전거 도둑이 자전거를 훔친 후에 타고 도망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절도 방지 방법이다. 고가의 자전거일 때는 상표나 모델명 등을 스티커로 가려 절도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자전거 부품 상에 이름 등을 새겨놓는 것은 자전거 분실 시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김태호 학우(무학과 08)는 “과학도서관 앞에서 자전거를 분실했는데, 찾아보니 자전거의 위치가 변경되어 있었다. 캠퍼스 폴리스에 연락했지만 내 자전거임을 증명할 방법이 없어 한참 애를 먹었다”라며, “자전거 핸들 부위에 학번을 새기면 이런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4관절락 등 절단기로도 잘라지지 않는 튼튼한 자물쇠를 거는 것도 좋은 예방책이다. 안장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2개 이상의 자물쇠를 걸어놓는 것이 좋다. 김영훈 학우(수리과학과 07)는 “앞바퀴 부분이 쉽게 빠지는 자전거가 많으므로, 뒷바퀴 부분이나 몸통 프레임 부분을 자물쇠로 묶어놓으면 좋다”라고 말했다. 만약 자전거를 안전하게 묶어둘 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다면, 두세 대의 다른 자전거와 함께 여러 번 묶는 것도 좋다. 이것은 절도를 번거롭고 힘들게 하기 때문에 도난 예방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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