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페론 처리한 세포 통해 C형 간염바이러스가 PKR 효소로 제1형 주조직복합체를 억제한다는 것 밝혀내

 우리 학교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팀이 C형 간염바이러스의 면역회피 작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소화기 질병 분야 세계적 학술지 <위장병학저널(Journal ofGastroenterology)> 5월호에 게재되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 파괴하는 T세포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우리몸에서는 자체적으로 감염 세포를 찾아 제거하려는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그중 하나가 림프구에서 생성되는 T세포의 면역 작용이다. 일반적인 세포 표면에는 제1형 주조직복합체라는 단백질이 붙어 있는데,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 제1형 주조직복합체 위에 바이러스의 펩타이드 조각을 올려놓는다. 림프구에서 생성되는 T세포는 항원을 통해 면역을 주관하는 세포로, 세포 표면에 항원과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이 수용체는 펩타이드조각이 올려진 제1형 주조직복합체와 특이적으로 결합한다. T세포는 이 결합을 통해 해당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을 인식하고 그 세포를 파괴한다.
 
최초로 사람 세포 이용한 실험 통해 T세포 면역 작용 메커니즘 밝혀
A형, B형 간염바이러스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T세포의 면역 작용을 일으킨다. 그러나 C형 간염바이러스는 T세포 면역반응을 일으키지않는다고 알려졌으며 그 자세한 과정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실제 C형 간염바이러스를 사람 세포에 감염시키는 기술이 없어 감염되지 않은 세포로만 실험이 진행되었다. 그러다가 최근에야 C형 간염바이러스를 사람 세포에 감염시키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신 교수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세포로 T세포 면역 작용 회피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냈다.
 
인터페론 통해 제1형 주조직복합체와의 관계 밝혀내
신 교수팀은 C형 간염바이러스가 제1형 주조직복합체 단백질 발현을 억제해 T세포 면역 작용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T세포가 제1형 주조직복합체를 더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이 단백질을 돌출시키는 인터페론이라는 물질이 활성화된다. 신 교수팀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와 정상 세포에 인터페론 처리를 한 뒤 각각의 제1형 주조직복합체의 양을 분석했다. 인터페론 처리된 정상 세포에서는 제1형 주조직복합체 단백질의 발현이 증가했다. 그러나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정상 세포에 비해 제1형 주조직복합체 단백질의 양이 적었다. 이는 곧 C형 간염바이러스가 제1형 주조직복합체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의미다.
 
▲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정상세포보다 제1형 주조직복합체의 양이 적다

단백질 발현 억제 핵심 역할을 하는 PKR 효소

또 신 교수팀은 전기영동법을 이용해 세포 내에서 C형 간염바이러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제1형 주조직 복합체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지도 알아냈다. C형 간염바이러스는 세포 내 PKR 효소를 활성화하는데, 이 효소는 제1형 주조직복합체 생성RNA가 단백질로 발현되는 것을 억제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PKR 효소는 인산화되면서 활성화되는데, 신교수팀은 전기영동법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의 PKR 효소가 인산화되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아직 작용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던 C형 간염바이러스의 면역 회피메커니즘을 정확히 밝혀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PKR 효소가 핵심 작용을 하는 것이 밝혀졌으므로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의 PKR 효소를 억제하면 T세포면역작용을 활발히 일으킬 수 있다. 당장 백신이 개발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C형 간염바이러스의 이런 메커니즘을 고려한 백신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 교수는 “C형 간염바이러스의(면역 회피) 메커니즘은 이전부터 문제가 되어왔던 부분이지만 명확한 수단이 없어 풀 수 없었다”라며 “(이번연구는) 실제 세포를 이용해 보다 명확하게 그 메커니즘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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