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에 낙찰된 <빨래터>, 위작 논란에 휩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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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에 낙찰된 <빨래터>, 위작 논란에 휩싸이다
  • 김하정 기자
  • 승인 2014.06.03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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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던 미술계가 박수근의 이름으로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지난 2007년, 박수근의 대표작 <빨래터>가 최고가인 45억 2천만 원에 팔리고, 그 직후 작품의 진위논란이 한 미술 잡지에서 제기되어 법적 공방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벌어진 공방 끝에 법원에서‘ 진품으로 추정된다’라는 판결을 내리며 사건이 일단락되었지만, 이 사건은 우리에게‘ 박수근’이라는 이름을 강하게 새겨준 계기가 되었다.

 

 

시작되는 의혹

의혹은 <아트레이드>라는 잡지에서 시작되었다. 우선, 경매를 진행했던 서울옥션이 <빨래터>의 감정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 작품에서 박수근 특유의 견고한 형태와 물줄기의 깊이감이 어색하다는 점과 다른 <빨래터> 작품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엉성해 보인다는 점을 위작의 이유로 꼽았다. 논란이 큰 파문을 일으키자 2008년 1월, 작품을 팔았던 경매사가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첫 번째 감정에서는 감정위원 13인에 의해 작품 감정이 시행되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사안의 중대함을 인식한 감정단에서는 외부 인사를 포함해 20명으로 구성된 2차 감정을 하기에 이른다. 결과는‘ 진품’이었다. 20명 중 19명이 진품으로, 1명은 위작으로 판단했다.

이어지는 위작 논란
진품이라는 판정이 발표되자 감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감정 방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위작임을 재차 주장한다. 감정가의 연륜과 경험을 통해 판단하는 안목감정법이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국제미술과학연구소를 운영하는 최명윤 명지대 대학원 문화재보존관리학과 교수는‘ 과학 감정’을 내세우며 <빨래터>의 위작을 강하게 주장했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미술감정평가원은 서울대 기초과학 공동기기원과 일본 동경예대 미술학과 보존수복 유화 연구실에 연대 측정과 안료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역시 박수근의 다른 작품과 표현이 유사하고 같은 안료를 사용한‘ 진품’이었고, 2008년 7월 3일에 결과를 공표했다. 하지만 최 교수는 9월 17일에 기자회견을 갖고 “<빨래터>가 진품이라는 서울대와 도쿄 예술대의 과학 감정 결과 보고서가 조작되었다”라며 공개 검증 참여를 요청했다. <빨래터>의 캔버스와 액자의 연대를 측정할 때 기간을 임의로 적용했다는 것과 도쿄 예술대 보존수복 유화 연구실의 일본어 원본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인 첨삭이일어났다는 점이 최 교수 측이 제시한 근거다. 
위작 논란은 오랜 공방전 끝에 법원까지 가게 되었고, 법원에서는 경매사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2009년 11월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박수근의 작품 <빨래터>가 진품으로 추정된다”라는 판결을 내리며 사건은 그제야 잠잠해졌다. 
 
박수근의 <빨래터>는 미술계를 벗어나 법원에서 결국 진품임이 판결났고, 위작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오랫동안 진행된 논란으로 많은 사람이 뉴스에서 박수근을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작품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작품 외적인 이야기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는 것은‘ 화가’ 박수근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되는 아쉬운 점이다. 비록 박수근이 ‘최고가 낙찰’과 ‘위작 논란’으로 우리에게 알려졌지만, 탄생 100주년을 맞이 미석 박수근의 작품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 노력해보자. 순수하고 독특한 그 자신만의 작품세계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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