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창의학습관 터만홀에서 “힐링 시네마: 영혼을 비추는 천 개의 거울”을 주제로 심영섭 영화평론가의 강연이 열렸다. 약 30명의 학우가 참석한 가운데, 강연에서는 영화를 통해 고통을 이해하고 정서를 치유하는 방법이 소개되었다.

먼저 심 평론가는 고통의 3가지 근원을 설명했다. 그녀는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밀양>을 예시로 들며 인간은 고통의 이유를 모를 때, 고통을 누구와도 나눌 수 없을 때 괴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산꼭대기에 무거운 돌을 옮기는 내용의 시시포스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고통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때 가장 괴롭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고통의 본질을 깨달아야 비로소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으로 심 평론가는 고통을 회피하는 두 가지 잘못된 행동을 설명했다. 첫 번째 행동은 방어기제로, 기억을 왜곡시키고 상황을 회피하는 행동을 말한다. 심 평론가는 영화 <오!수정>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은 같은 경험을 겪어도 다르게 기억하고, 게다가 그 기억이 왜곡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행동은‘ 강건함’을 과도하게 추구하는 것이다. 심 평론가는 이에 대해 “실패했다는 사실을 회피하는 사람은 실패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들로부터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라고 역설했다. 따라서 방어기제와 강건함을 추구하는 행동은 현실을 회피하고 왜곡시켜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심 평론가는 영화로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 자칫 영화라는 가상세계로 회피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영화 <잠수종과 나비>처럼 주인공이 고통의 근원을 해소하는 영화를 보는 것은 정서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의 장르와 관계없이 영화가 다양한 정서를 느끼게 해 영화를 보는 사람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각자의 힐링 시네마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심 평론가는“ 고통은 가치 없는 것이 아니기에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청중에게 조언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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