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해 게임은 종료음을 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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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해 게임은 종료음을 울리나
  • 송채환 부편집장
  • 승인 2014.05.10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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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 자정이 지나면 게임 채널에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도대체 이유가 뭘까, 하고 많이도 고민했었다. 범인은 유저들의 잠도 아니었고, 서버의 문제도 아닌 ‘셧다운제’였다. 셧다운제란,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의 제공을 금지하는 제도다. 제정된 2011년 11월부터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고, 셧다운제의 위헌 여부에 관한 헌법소원도 제기됐다. 그리고 그 헌법소원이 지난달 24일 최종 기각됐다. 사실상 셧다운제에 대해 일었던 격
렬한 찬반 공방의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셧다운제가 합헌이라 판결한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에서는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 및 중독 예방이라는 공익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셧다운제가 인터넷게임을 제공하는 자의 직업수행의 자유, 여가와 오락활동에 관한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라고 하고 있다.
 
합헌 판결 이후에도 셧다운제가 옳은지, 또한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 및 중독 예방’을 가능케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뜨겁다. 사람이라면 응당 가져야 할 수많은 소중한 자유들이 실효성조차 모호한 공익이라는 이름 아래 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은 하고 싶은 행동을 결정할 자유를, 부모들은 자녀들을 이끌어갈 자유를, 게임 제공자들은 자신들의 직업 의무를 다할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청소년들에게 다른 문화콘텐츠를 제공하는 등의 셧다운제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은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셧다운제는 시행되고 있는 것일까 묻고 싶다.
 
너무나도 슬픈 일이 많은 요즘이다. 슬픈 일이 너무 많아 어떤 것에 슬퍼해야 할지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한 최근의 시간들은 사실 우리의 20년여의 삶을 압축시킨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힘겨운 일이 너무나 많아 자신이 힘겨운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자신도 모르는 새 재단된 선택지에 우리는 선택하는 법을 모르며 살아온 것은 아닐까 두렵다. 오늘은 뭘 먹을까, 하는 작은 선택에서부터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커다란 선택까지,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를 알고자 할 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뭘 해야 할까, 하는 질문에도 이건 안 된다, 저건 안 된다 하는 목소리만이 들렸을뿐이었다. 그렇게 혼자 남겨진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셧다운제는 이러한 슬픈 현실의 일면일 뿐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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