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대외부총장과 학생 대표 등을 비롯한 조문단이 대전시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있다 / 권용휘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 이번 달 19일로 예정되었던 석림태울제가 가을학기로 연기되었다.

지난달 29일 자정에 열린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4월 2차 임시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석림태울제를 가을학기로 연기하고 변동된 일정을 7월 정기 중운위에서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18일 1차 임시 중운위에서 합의한 대로 각 과학생회장이 학우들을 대상으로 여론 수렴을 진행한 뒤에 열렸다.

석림태울제 연기 논의는 학생정책처가 먼저 총학에 연기 또는 취소할 의사가 있는지 타진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주도의 축제도 연달아 취소되고 있고, 공직자와 공인의 부적절한 처신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도 국가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타 대학들도 대거 봄 축제 연기 또는 취소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관련기사 3면)

하지만, 축제를 연기·취소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슬픔을 강요하는 측면이 있다”라는 지적도 있었다. 29일 중운위에서 수리과학과 백건우 회장은“ 5 대 5 비율로 찬반 의견이 나왔는데 강제로 애도를 강요하지 말라는 의견도 있었다”라고 학우 의견을 전했다. 침몰 사고 이후 약 3주가 지남에 따라 축제 연기가 필수적이지 않다고 보는 여론도 높아졌다. 학내 커뮤니티 ARA에서는 “축제 진행하는게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120개 이상의 높은 추천수를 받기도 했다. 학내 방송매체 BORAKAI가 1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4일 발표한 온라인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74%의 학우가 “행사를 연기 또는 취소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답했다.

중운위에서는 지난달 28일 한 학우의 안타까운 선택으로 슬픔에 빠진 학교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유일하게 반대 표결을 한 전산학과 이상윤 학생회장은 “축제기간 동안 학우들끼리 서로를 보듬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를 고려해 5월 중에 학우들에게 휴식과 회복의 시간을 줄 수 있는 대안행사를 행사준비위원회와 총학에서 준비하도록 하는 의결도 같이 이루어졌다.

대학원 총학생회도 이 같은 축제연기 결정에 공감하며 앞으로 총학과 협력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우를 대상으로 한 석림태울제 연기에 대한 별도의 여론수렴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에는 4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되어 우리 학교 석림태울제가 9월 중순으로 연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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