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및양자공학과 임춘택 교수]쌍극자 코일 공진방식 이용해 먼 거리에서도 높은 효율로 전력 전달 가능하고 주위 환경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라고 한다. 한때 통신학계의 꿈이었던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는 현실화되어 세상에 혁신을 일으켰고, 그 결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예전과 아주 많이 달라졌다. 누구나 카페, 길거리 등에서 와이파이와 이동통신망을 통해 손쉽게 네트워크에 접속해 메일을 확인하거나 인터넷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언제 어디서나 전력을 전송하고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우리 학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임춘택 교수가 새로운 무선 전력 전송법을 개발해 전송길이, 전력량에서 신기록을 경신했다. 임 교수의 최종 목표는 전력의 유비쿼터스화다.

 

유비쿼터스 전력 통해 전자기기 혁신 가능해

스마트폰, 웨어러블 컴퓨터,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작동하려면 필연적으로 전기가 공급되어야 한다. 현재는 이를 위해 각종 휴대용 전자기기에 전지를 사용한다. 전지를 항상 휴대해야 하므로 각종 전자기기의 부피, 무게, 가격이 증가한다. 전자학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무선 전력 전달이다. 와이파이가 네트워크를 무선으로 전달하는 것처럼 전력을 무선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전자기기의 배터리 크기를 줄이고 성능, 휴대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민감도, 성능 면에서 상용화 어려웠던 기존의 방식

원격 무선 전력 전송법은 송신코일에서 발생시킨 자기장을 전자기유도를 통해 수신코일에서 전기로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기존 원격 무선전력 전송법은 주파수 변화에 매우 민감했다. 코일을 4개나 사용했기 때문에 장치가 복잡해 전력을 전달하는 공진주파수를 맞추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온도, 습도, 사람의 접근 등에 민감해 주변 환경이 조금만 변해도 공진주파수가 달라져 전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게다가 원형 코일을 사용했기 때문에 전력전달 효율이 낮았다. 따라서 기존 방법은 실용화가 어려웠다.

 

쌍극자 코일 도입으로 성능 개선해

임 교수팀은 무선 전력 전송에 최적화된 쌍극자 코일 공진방식(Dipole Coil Resonance System)을 도입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 쌍극자 코일은 양 끝이 서로 다른 극을 이루는 선형 코일이다. 기존의 방식에서 자기장이 그냥 퍼져나갔다면, 쌍극자 코일 공진방식에서는 자기장을 결속력 있게 전송해 장거리에서의 전력 전송 효율을 높였다. 기존 연구에서는 4개의 원형 코일을 사용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2개의 쌍극자 코일을 사용해 부피와 성능을 개선했다. 이번 연구 결과 5m 거리에서 209W의 전력을 성공적으로 전송했다. 이는 스마트폰 40대를 동시에 충전하거나 초대형 LED TV를 작동시킬 수 있는 정도다.

 

▲ 기존의 방식과 새로운 방식을 비교한 표=x축은 거리, y축은 전력을 나타낸다. 임춘택 교수 연구팀의 새로운 방법(실선)은 거리가 멀어져도 기존 방법(점선)보다 전력이 적게 감소한다/ 임춘택 교수 제공

 

실생활뿐만 아니라 원전 등 산업계에서도 활용 가능

쌍극자 코일 공진방식은 도입하면 카페, 집 등 반경 10m 이상의 장애물이 있는 넓은 지역에서 큰 전력 전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임 교수팀의 무선 전력 전송 방식은 일상, 산업계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 병원 등 천재지변에 인해 전력공급이 중단되면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는 기관에 무선 전력공급장치를 설치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태 때 내부 계측기에 전원 공급이 끊겨 사고 대처가 늦어졌다. 비상시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다면 빠른 대처가 가능했을 것이다. 또, 임 교수는 무선으로 인터넷을 공급하는 WiFi와 유사한 개념인 WiPo(Wireless Power, 무선 전력 공급)를 제안했다. 카페나 자동차 안에서 WiPo 공유기가 주변 공간의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임 교수는 “수년 내 무선 전력이 실현되면 통신, 전력이 합쳐진 진정한 유비쿼터스가 현실화될 것이다” 라고 전했다. 또, “WiPo를 통해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컴퓨터 등의 고질적 문제인 전력공급을 해결해 관련 업계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국제전기전자공학회 전력전자 저널(IEEE Trans. on Power Electronics)>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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