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신문 제작편집실 한쪽에는 한 해에 발행된 신문을 한데 모아 엮은 연감이 꽂혀있다. ‘과기대학보’부터 ‘카이스트신문’까지, 카이스트의 역사가 각 연감에 나뉘어서 담겨있다.

기자는 오래된 신문 읽는 것을 좋아한다. 심심할 때면 연감을 꺼내서 신문을 읽는다. ‘과기원신문’에서 교수님의 학생 시절 글을 발견하기도 하고,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는 건물을 지을 예정이라는 기사를 읽으며 매일 지나치던 건물을 새롭게 보기도 한다. 기억나지않는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기록한 엄마의 일기를 읽는 듯, 신문을 읽다 보면 감성적으로 변한다. 오랫동안 학교를 지켜왔던 것들이 말을 걸어오고, 평소에는 잊고 살던 것이 떠오른다.

카이스트신문은 카이스트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기장이다. 신문을 만들고, 신문에 기사를 싣는 기자는 이에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문화면 기사를 쓰는 문화부 기자로서 어떻게 내 기사가 카이스트신문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할 때도 많다. 어떤 기사를 써야 할지 고민할 때면 옛날 신문을 읽는다. 읽다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지만, 고민은 아직 진행 중이다.

연감이 꽂혀있는 반대편 서랍장에는 신문이 상자에 담겨있다. 벽을 가득 채운 신문은 우리의 선배가 만들어온 카이스트의 과거이고, 이뤄낸 현재의 카이스트이며 아직 채우지 못한 반대편 공간은 우리가 만들어갈 카이스트의 미래다. 훗날 우리의 먼 후배가 2014년의 신문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할까.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이고, 기자는 어떤 기록을 신문에 남겨야 할까. 고민이 많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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