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진행된 영리활동, 학우들의 공간 침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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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진행된 영리활동, 학우들의 공간 침해한다
  • 정광훈 기자
  • 승인 2014.04.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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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교내에서 영리를 추구하는 행사나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교육·연구시설 배정 및 사용지침’ 제5조 3항에는 ‘강의실 및 연구실(실험실 포함) 등 교육·연구 전용공간 등으로 배정된 시설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영리 목적 등으로 용도 변경을 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 있다. 우리 학교 건물 대부분은 교육 시설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학내에서의 영리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도서관과 KI빌딩에 마련된 세미나실이 학우들의 과외 장소로, 운동장이 외부인의 개인강습 장소로 이용되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미나실에서 진행되는 교내 과외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 교양분관,문지도서관, KI빌딩 등에는 학우들의 소모임을 위한 세미나실이 있다. 그런데 원래 학우들의 학업을 위한 장소인 세미나실에서 개인의 영리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일이 다반사이다. 세미나실을 예약하는 과정은 매우 간단해, 과외를 하는 학생들도 별다른 심사 없이 쉽게 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내에서 과외를 하는 주된 이유는 ‘본인과 학생의 편의를 위해서’였다. KI빌딩 트라이앵글룸에서 과외를 진행한 대학원생인 A학우는 “연구 등 개인적인 일이 많아 학생의 집을 찾아갈 시간이 되지 않아 학생이 직접 오기로 했다”라고 해명했다. 학부생인 B학우는 “학생 부모님의 직장이 KAIST와 가까워 교내에서 과외를 하고 부모님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집에 돌아간다”라고 교내에서 과외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심지어 교내 과외를 일부러 원하는 학부모도 있다. 전민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고등학생은 “학교와 KAIST가 가까워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교내 과외를 찬성하셨다”라고 전했다. 또한, 학생의 동기부여를 위해서, 혹은 집에서 수업을 받을 여건이 되지 않아서 학교에서 과외를 받고 싶다는 글이 과외중개사이트에 종종 올라오기도 한다.

학우들은 이런 교내 과외활동에 불평하고 있다. 특히 과외 때문에 세미나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한 ‘보이지 않는’ 피해자들이 많은 실정이다. 한 학우는 “세미나실에서과외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당장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시간에 세미나실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불쾌했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게다가 우리 학교는 보안을 위해 오후 6시 이후에는 모든 건물을 카드키로 출입하도록 설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과외를 하는 학우들은 이를 어기고 무단으로 외부인을 건물 안으로 들이고 있다.


운동장에서 일어나는 개인강습
대부분의 교내 체육시설은 외부인에게 임대가 허락되지 않는다. 통합예약시스템은 물론 체육행정실에서도 외부인의 체육시설 예약을 불허하고 있다. 외부인은 오직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설치한 원운동장 트랙만 사용이 가능하나, 영리활동이 불가능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운동장에서 외부인의 소규모 개인강습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초·중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축구 개인지도는 주말에 적게는 2~3팀, 많게는 5팀까지 진행되고 있다. 작년 7월부터 매주 토, 일요일에 우리 학교 대운동장에서 축구 개인지도를 받고 있다는 한 중학생은 “가끔 운동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와서 다른 곳에서 하라는 말을 하지만,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하면 괜찮을 것이다”라며 학우들의 항의에 개의치 않아 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운동장을 이용하는 동아리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야구동아리‘ 루키’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주형 학우(신소재공학과 12)는 “외부인의 퇴장을 요구하다 보면 훈련이 지연되기도 한다”라며 “캠퍼스폴리스(이하 캠폴)에 신고하겠다고 해야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학우들
몇몇 학우들은 교내 영리활동이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A학우는 “외부인을 학교에 들여 수업하기 위해 어느 정도 잘 마련된 공간이 필요하다”라며 세미나실에서의 과외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학우들의 신고 또한 적극적이지 않다. 외부인이 버젓이 교내에서 개인지도를 진행하고 있지만, 본인의 운동이나 공부에 큰 지장이 없으면내버려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술정보운영팀의 이미영 팀장은 “과외 활동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의 신고 전화는 오지 않고 있다”라며 학우들이 신고에 대한 책임의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학교 측의 노력, 그러나 부족한 대응책
교내 과외는 주로 중·고등학생들의 방과 후인 오후 9시~10시에 일어난다. 그러나 이를 제재해야 할 직원들은 모두 6시경에 퇴근해 단속이 불가능하다. 도서관 세미나실의 경우 상근하는 근로장학생에게 오후 8시부터 10시 사이에 세미나실을 순회하며 과외 활동을 하는지를 감시하고, 적발 시 퇴실 명령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팀장은 “같은 학우인 입장에서 과외하는 학우의 신원을 파악하거나 퇴실 조치를 내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라며 근로장학생들이 과외 활동을 제재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힘들다고 밝혔다.

운동장 등의 체육시설은 주중 오후 6시 이전에는 체육행정실이, 그 외 시간에는 캠폴이 도맡아 단속 활동을 진행한다. 캠폴 강성돈 반장은 “서측체육관의 경우에는 신고 전화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고, 학부운동장(대운동장)은 외부인이 와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발견하면 바로 쫓아내고 있다”라며 외부인 단속을 상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로 신고가 있어야 출동을 해 단속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한편, 학교 측이 징계 부과 등 명확한 대처를 하지 않아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영리활동에 대해 학교 측은 단순히 퇴실 혹은 퇴장 조치만 취할 뿐, 향후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이 팀장은 “팀 내부에서 징계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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