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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호 기자수첩
[324호] 2009년 10월 01일 (목) 카이스트신문 kaisttimes@gmail.com

○… 우리 학교에는 학우에게 여러 정보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꽤 많다. 교내에서 열리는 세미나나 외부 공모전 등을 알려주기 때문에 나는 지나칠 때 새로운 현수막이 걸렸는지 한 번씩 확인하곤 한다.
그런데 얼마 전 현수막을 보고 피식 웃은 적이 있다. 한국 과학영재학교에서 외국인 교원과 학생을 모집하는 현수막이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외국인 교원과 학생을 모집합니다 - KAIST 부설 한국 과학영재학교’. 외국인이 보아야 하는 현수막을 전문 한글로 쓴 것이다. 혹시 영어로 작게 덧붙여진 것일까 생각하며 가까이서 한 번 더 보았지만 어디에도 영어로 된 안내는 없었다. 대체 의도가 무엇일까, 우리말을 할 줄 아는 외국인을 뽑는다는 것인가? 생각해보았지만 다른 의도가 숨어 있다기보다는 그저 별 생각 없이 현수막을 제작한 것 같았다.
더욱 이상한 것은 그것이 버젓이 학교 곳곳의 현수막 게재대에 걸려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이 현수막을 기획한 사람, 업체에 주문한 사람, 인쇄한 업체 관계자, 그것을 넘겨받은 학교 담당자까지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다시 한번 상부의 지시를, 외부의 주문을 아무런 의문 없이 처리하는 우리의 ‘신속하고 정확한’ 체계를 실감했다.      /송석영 기자


○… ‘발로 뛰어’ 얻을 수 있는 기사가 무엇인지 이번 호의 기사를 쓰면서 절실히 느꼈다. 광주에서 열리는 2009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소개하는 기사를 쓰기 위해 직접 광주에 다녀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고 2시간 반을 달려 전시관에 도착했다.
막상 표를 끊고 전시관에 들어가서 전시물을 둘러보니 어떤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전시회의 전체적인 흐름과 주요 작품 등을 알기 위해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해설 투어를 예약했다. 예약된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점심으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반찬이 많은 전라남도의 백반을 배불리 먹었다. 도슨트 해설 투어는 약 한 시간 정도 걸렸다. 단체로 관람 온 호서대 학생들과 함께 전문 안내원의 친절한 해설을 들으며 전시관 곳곳을 도는 동안 참신한 디자인의 전시물을 만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런 전시회에 스스로 참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기사를 써야 한다는 이유로 참여했던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통해 ‘전시회’의 재미를 알 수 있었다. 내년에도 이런 전시회가 열리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광주를 찾아가야겠다.     /윤호진 기자


○… 룸메이트는 방에 냉장고가 없는 데도 매일 생수를 사서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주위에도 일부러 생수를 마시는 친구들이 종종 있었고, 입학 초기부터 정수기 물에서 부유물을 봤다는 목격담, 물맛이 이상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런 소문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우들이 정수기 물을 마시고 있고, 나또한 경제성을 생각해 정수기 물을 마시는 사람 중 하나이기에 내입으로 연결될 정수기 물에 관한 조사를 더욱 빈틈없이 하고 싶었다. 정수기 물에 관한 의심스러운 부분들을 집어보는 기사였지만, 은근히 ‘정수기 물, 절대 안심하고 마셔도 됩니다'라는 결론이 나오길 바라고 있었다.
연습 반과 동아리 활동을 마친 새벽에 기숙사 정수기를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공용 정수기이기에 필터를 뜯어보거나 내부 청결상태를 확인하기는 어려웠지만, 일부 정수기는 외관부터 청결 상태가 좋지 못했다.
불만 제로, 소비자고발과 같은 TV프로그램에 비하면, 객관적이고 확실한 근거로 문제를 치밀하게 파고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기사다. 하지만, 이 부족한 기사에서 더 많은 문제를 보고 학생들의 생활복지에 고심하는 학교가 있다면 기사의 의미는 충분해지지 않을까.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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