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 통한 연구병원 유치
임상의 양성 의도 없다

우리 학교가 의공학·의과학 분야의 연구를 수행할 융합의과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기획 단계에 불과하지만, 융합의과학원이 설립된다면 건립 추진 중인 세종캠퍼스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융합의과학원은 현재 우리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의과학대학원의 단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의과학대학원은 의학학사(M.D.) 소지자를 대상으로 박사 과정(Ph.D.)을 운영하지만 의학 연구에 필수적인 연구병원이 없었다. 하지만 융합의과학원은 기존의 병원과 제휴를 맺고 연구병원을 유치해 더 탄탄한 연구 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

융합의과학원은 우리나라의 약점으로 여겨지는 바이오 및 의료공학 분야를 보완하기 위해 설립된다. 기초의학협의회가 작년에 발간한 기초의학백서에 의하면 기초의학에 투자되는 인구 1인당 연구개발비는 2010년 기준 89만 원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기초의학 전임교수 중 의학학사의 비율은 63.1%로, 전문의 과정이 있는 병리학과 예방의학을 제외하면 56.7%에 불과하다. 의과학에 대한 투자와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다. 융합의과학원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오준호 대외부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와 의공학 분야의 연구와 창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라며 “의공학·의과학, 박사과정 프로그램, 병원이 융합된 형태의 연구기관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우리 학교가 융합의과학원을 발판으로 의과대학을 설립하려 한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번 사업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가 기초의학 교육과 의학연구를 위해 의과대학을 개설했고 우리 학교 역시 이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 대외부총장은 “KAIST에 병원을 설립할 법적 근거는 없으며 (의사를 양성할) 계획이 없다”라며 임상의사 양성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했다.

융합의과학원의 최종 목표는 의과학과 의공학 중심 산업단지를 세종시에 건설하는 것이다. 오 대외부총장은 기존 바이오 산업단지가 교육과 임상 연구 기능에 소홀함을 지적하며 “융합의과학원이 성공한다면 국내 최고의 의료시설을 갖춘 의료단지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