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해 12월 28일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학생회칙이 개정되며 특별기구장들의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대의원 자격이 박탈되었다. 특별기구는 적절한 대의성을 띄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동일하게 대의성이 부족한 상설위원회는 2표씩, 총 6표의 의결권을 여전히 행사하고 있다. 이중 2표는 지난 23일 상반기 1차 정기 전학대회에서 학생문화공간위원회(이하 공간위)의 상설위원회 인준이 통과되면서 늘어난 것이다. 전학대회 대의원 자격의 기준은 무엇이며, 상설위원회 위원장단에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한 일인지 짚어보았다

 

▲ 지난 15여 년간의 전학대회 대의원 구성 변화 / 최시훈 기자

 

전학대회는 평시 열리는 학생 사회 의결기구로 총학 회장이 대의원들을 소집해 열린다. 학우들이 직접 안건을 의결하는 최고 의결기구인 전체학생총회는 거의 열리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전학대회가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학생회칙에 따르면, 전학대회 대의원은 ▲총학회장단 ▲학부동아리연합회 회장단 ▲각 과학생회의 과학생회장단 ▲새내기 학생회(이하 새학) 회장단 ▲각 상설위원회위원장단 ▲세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 각 과학생회・새학 인원 비례 대의원으로 구성된다.

형평성 없는 전학대회 의결권 배분

각 학과가 행사하는 표의 수는 과학생회장 및 비례 대의원의 수로 결정된다. 비례 대의원 수는 학과 평균 인원(201명)을 기준으로 정해진다.과 소속 학생 수가 201명 이상 402명 미만이면 1명, 402명이 넘으면 2명의 대의원이 할당된다. 단 무학과(821명)의 경우, 새학 회장단(2명)이 대의원이기 때문에 1명의 비례 대의원만을 배정받는다. 따라서 가장 많은 표를 가지고 있는 과는 전기및전자공학과와 무학과(이상 3표)다. 과 인원이 201명에 못 미치는 건설및환경공학과, 항공우주공학전공 등 8개 학과는 비례 대의원을 배정받지 못해 단 1표만 가지고 있다.

반면, 상설위원회인 학생복지위원회(이하 학복위), 행사준비위원회(이하 행준위), 공간위는 전학대회에서 각 2표씩, 총 6표의 의결권을 보장받는다. 총학 회원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새학의 두 배에 달하는 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학생대표’가 모여서 회의하는 자리에 걸맞지 않은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각 과를 대표하는 과학생회장 상당수가 내부 호선으로 선출되는 각 상설위원회 위원장단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상설위원회, 전학대회에 꼭 있어야 하나

상설위원회가 학생사회 전체를 대표하는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에도 다소 의문이 남는다. 상설위원회는 총학의 업무 중 많은 인력과 지속적인 업무 수행을 요구하는 일을 전담하기 위해 중앙운영위원회 산하에 설치된다. 그리고 예・결산안 심의를 받기 위해 전학대회에 참석한다. 하지만 이들은 이 자리에서 심의를 받는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에 대해서는 오히려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상설위원회가 전학대회에서 의결권을 수행하는 것은 관례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각 활동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지난 2001년 처음으로 학생회칙을 개정한 이후 2010년 대의성이 강화되기 전까지, 학생회칙에 의해 설립된 위원회에 특별한 심의 과정 없이 모두 전학대회 대의원 자격을 줬다. 기존의 생협건설준비위원회였던 학복위는 줄곧 전학대회에 참여했고, 행준위는 2009년 하반기 1차 정기 전학대회부터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설위원회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지편집위원회와 학부 생활관 자치회 등이 변칙적으로 대의원 명단에 제외되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POSTECH의 경우, 행준위의 성격을 띠는 포카전 준비위원회는 POSTECH 전학대회에서 의결권이 없다.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와 같은 종합대학교에서도 전학대회에 ▲총학회장단 ▲동아리연합회 회장단 ▲각 단과대학교 학생회장단 ▲각과학생회장단만이 참여할 뿐, 상설기구 또는 상설위원회는 대의원의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

2010년 행준위 위원장이었던 강수영 동문(건설및환경공학과 졸업)은 “장기적으로는 상설위원회가 전학대회에서 빠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며“ 총학과 상설위원회가 잘 협의해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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