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인 목소리로 마음을 움직이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박새별 학우

“나의 눈물, 나의 미소, 내 마음을 새긴, 나의 눈빛 잊지 말아줘요” 이별의 정서가 담겨있는 아름다운 가사와 속삭이는듯한 목소리로 많은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노래 ‘물망초’의 일부분이다. ‘웰메이드 가요’를 지향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인 박새별 학우(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를 만나 그녀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음악인의 길에 들어선 심리학과 학생
박 학우가 음악인의 길로 들어선 것은 22살 때였다. 박 학우는 고등학생 때 주위에서 흔히 하는 ‘공부해야 성공한다’는 말에 따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해도 꿈이 없이 직장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허감과 우울함을 느꼈다. 이때 심리학과의 한 교수로부터 “사람의 가치는 희소성에서 나온다”라는 말을 듣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의 모습이 아닌 자신이 잘하고 경쟁을 떠나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갔다. 그 일이 음악임을 깨달았을 때, 휴학을 결정하고 음악의 길로 접어들었다.

음악을 하겠다고 했을 당시 주변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가족을 포함한 가까운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하라고 강하게 조언하기도 했다. 박 학우는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2명뿐이었는데, 항상 기억에 남는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스스로 제작해서 의미 있었던 1집
2006년 2월에 기획사 ‘안테나뮤직’에 들어간 박 학우는 선배 가수들의 세션멤버로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 첫 미니 앨범 ‘Diary’로 데뷔를 했지만, 편곡자와 같이 제작한 작품이었기에 온전한 자신의 작품이 아니었다. 반면 2010년 3월에 발매된 첫 정규앨범 1집 ‘새벽별’은 작곡, 작사뿐 아니라 연주, 프로듀싱까지 모두 혼자 만들었기에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박 학우는 “나에게 가장 행복했던 때를 물으면 2010년 여름이었다고 대답할 것이다”라며 1집 앨범이 나온 당시를 떠올렸다. 앨범이 나오기 전에는 ‘내가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불확실함 때문에 박 학우는 걱정이 많았었다. 그러나 박 학우는 많은 사람이 앨범을 사랑해주고 콘서트에 오르면서 ‘내가 공연을 할 수 있는 음악인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에 기뻐했다. 박 학우는 “첫 사랑을 할 때 느끼는 설렘과 같았다”라며 그때의 심정을 전했다.


음악의 깊은 연구를 위해 온 KAIST
박 학우는 인디밴드 ‘페퍼톤스’의 이장원 동문(문화기술대학원 졸업)을 통해 KAIST를 알게 되었다. 1집 앨범 후 음악보다 방송 위주의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소모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던 박 학우는, 음악인으로서의 가치를 찾기 위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따라서 새롭고 다양한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우리 학교 문화과학기술원에 2012년 석사과정으로 입학했다. 덧붙여서 박 학우는 “공부에서 얻는 희열감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라고 계기를 전했다. 공들였기에 배운 것도 많은 2집 정규앨범 2집 ‘하이힐’은 문화과학기술원 석사과정 재학 중이었던 작년 5월에 출반되었다. 1집이 큰 주제없이 단지 여러 개의 곡 중에서 좋은 몇 곡을 뽑아 선보인 편집 앨범이었다면, 2집은 20대 여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소설을 쓰듯 만든 앨범이다.

박 학우는 1집 앨범을 제작할 때 해보지 못해 아쉬웠던 모든 것들을 2집을 만들면서 원 없이 해보았다. 예를 들면 트럼펫 등의 금관악기를 세션 연주로 사용하거나, 영화 ‘피에타’의 음악감독 박인영 씨의 도움을 받아 곡을 제작하는 등 정교한 소리를 위해 애썼다.

2집 앨범이 대중적으로 더 인기가 있었지만, 1집의 풋풋하고, 신선한 음악들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박 학우는 “많은 투자가 음악을 만드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며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지 고민을 많이 해보았다”라고 전했다. 아름다운 멜로디나 자극적인 비트를 떠나서, 사람마다 좋은 음악의 기준이 왜 다른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박 학우가 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다음 앨범엔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
박 학우는 2집 활동을 마치고 잠정적으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박사과정에 들어오면서 연구에 더 매진하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박 학우는 이후 앨범에 대해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세상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전했다. 박 학우는 “음악으로 여러 사람들의 생각과 상황을 풀어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층 성숙해진 음악의 목표
어렸을 때는 나이가 들어도 멋있는 음악을 하고,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은 포부가 있었다. 몇몇 인터뷰에서는 일본 작곡가 칸노 요코 이야기를 하면서, 그 작곡가처럼 오랜 시간 동안 화려한 음악을 만드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박사과정에 들어오고 점점 나이가 들면서 젊은 시절에 구상한 꿈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박 학우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계속 소통의 끈을 이어나가고 싶다”라며 한 층 더 성숙한 음악의 목표를 전했다.


“좁은 사회지만 멀리 바라보세요”
박 학우는 우리 학교가 외부와의 접촉이 적은 점이 마음에 든다고 한다. 그만큼 주변 사람들과 사이가 돈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박 학우는 서울에 살 때보다 마음이 맞는 친구도 많이 사귀었다. 또한, 조용한 분위기에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점을 들며 우리 학교에서 석, 박사과정을 보낼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만나는 어린 동생들이 좁은 세상 속에서 경쟁하다보니 바깥의 현실을 경험하지 못하는 모습이 아쉬웠다. 박 학우는 “후배들이 조금 더 넓은 세상에 대한 꿈을 갖고 살았으면 한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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