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방송국 V.O.K.(이하 VOK)가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산하 특별기구가 된다.

지난 23일 열린 상반기 제1차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재석 대의원 34인은 만장일치로 ‘VOK 특별기구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의결안에는 특별기구 인준뿐만 아니라 VOK의 자주적 언론 활동을 총학이 적극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특별기구란 그 전문성과 대표성을 학생사회로부터 인정받은 학생 자치단체를 규정하는 학생회칙 상의 개념이다. 학부 생활관자치회, 학생봉사단 등 5개 단체가 특별기구로 활동 중이고, 이들은 독립적으로 학생회칙 상에 명시된 업무를 수행한다. 앞으로 VOK는 이들과 함께 예결산안, 활동 보고 등을 토대로 전학대회에서 특별기구 재심의를 받게 된다.

VOK의 특별기구 가입 논의는 지난해 2월, ‘입학수속 프로그램을 새내기 새로배움터(이하 새터)에 포함시켜야 하나’라는 논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VOK와 ELKA는 자체적으로 ‘입학수속’이라는 신입생 대상 행사를 운영했는데, 작년에는 학교측에서 장비 대여 문제로 새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행사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본지 373호 ‘입학수속, 새터에 포함된다’) 이 과정에서 총학 소속이 아닌 단체가 총학이 기획하는새터 참여에 특혜를 받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학우들 사이에서 학생단체의 회계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지난해 10월 8일 전학대회에서 임의의 학생단체에 대한 기성회계 예산 지원을 제재하겠다는 의결까지 이루어졌다. 이러한 학생사회의 요구에 VOK도 덩달아 압박을 받았고, VOK의 위치와 역할을 학생사회 속에서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VOK는 내부 논의를 거쳐 특별기구 가입을 결정했다. 박수호 VOK 실무국장은 “KAIST 구성원 모두에게 인정받는 방송국이 되자는 취지다”라며 가입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올해부터 기성회계 사용내역을 지속해서 공개하기로 했다. 

VOK의 특별기구 가입은 VOK가 학교 당국으로부터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VOK 국칙 상에는 대표자직인 국장을 총장이 맡게되어있고, 국장이 임명한 지도교수가방송 업무 전반을 감독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이에 박 실무국장은 “올해 총회에서 국칙을 보완할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VOK가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주목된다.

한편, 특별기구 인준 단체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총학이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전준하 총학 정책국장은 “모든 단체가 특별기구가 되면 총학생회가 공룡 단체가 된다”라며“ 어떤 단체가 특별기구가 되야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학생사회에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중앙집행국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 역량의 한계를 인식해야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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