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및뇌공학과 최명철 교수팀]Sp4+ 넣었을 때 미세소관의 안팎이 뒤바뀌며 형성된 새로운 구조 싱크로트론 X선과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

 우리 학교 바이오및뇌공학과 최명철 교수와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대학교,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미세소관의 새로운 자기조립 구조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관련 분야 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즈(Nature Materials)> 2월호에 게재되었다.


세포 분열의 핵심, 미세소관

미세소관은 빨대처럼 속이 빈 원통 모양의 중합체로, 우리 몸의 세포 분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추사의 미세소관이 늘어나 염색체에 붙은 다음 줄어들면서 세포 분열이 일어나고, 미세소관 이 안정화되면 방추사가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세포 분열이 중단된다.

이처럼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미세소관은 자기조립 과정에 의해 나노미터 크기의 단백질 블록이 쌓아올려져 형성된다. 자기조립이란 분자가 분자 간 여러 상호작용에 의해 스스로 고차원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몸의 많은 생체 분자들은 자기조립을 통해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에 이들의 자기조립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


4가 이온에 의해 구조 완전히 뒤바뀌어

연구팀은 미세소관의 자기조립 구조 형성을 제어하는 ‘분자스위치’와 그에 따른 새로운 미세소관 구조를 발견했다. 미세소관은 강력한 음극을 띠고 있으므로, 연구팀은 미세소관에 양극 이온을 넣었을 때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여러 양이온을 넣어본 결과, 2가와 3가 이온을 넣었을 때에도 약간의 구조 변화가 있었지만 4가 이온인 Sp4+ 이온(spermine 분자 이온)을 넣어주었을 때 훨씬 큰 구조 변화가 나타났다. Sp4+ 이온을 넣자 미세소관이 다발을 형성하면서 각 관들의 안팎이 완전히 뒤집혀 새로운 원통 구조를 만든 것이다. 세로로 좁고 긴 원통 모양이었던 미세소관들이 분해된 후 기존에는 안쪽 면이었던 부분이 바깥쪽 면이 되도록 재조합되어 지름이 더 큰 관이 형성되었다.

 

▲ 미세소관이 Sp4+에 의해 재조합되는 과정/ 최명철 교수 제공

 

상호보완적인 도구로 정확한 정보 얻어

연구팀은 이 과정을 싱크로트론 X선 산란 장치와 투과전자현미경을 사용해 규명했다. 싱크로트론 X선 산란 장치와 투과전자현미경은 시료의 구조를 분석하는 대표적인 측정 기구로,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어 각 측정 결과를 비교하면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싱크로트론 X선은 원형 입자가속기에서 전자를 빠른 속도로 회전시키면 발생하는데, 이 X선을 시료에 쪼이면 일반 X선보다 더 선명한 회절 무늬를 얻을 수 있다. 이 회절 무늬에서 얻은 격자 간격 정보를 실공간에 대한 정보로 변환하면 분자 구조를 규명할 수 있다. 한편,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변환을 거칠 필요가 없는 실공간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싱크로트론 X선 산란 장치를 이용해 얻은 정보는 회절 무늬를 실공간 정보로 변환하는 과정 중 오차가 생길 수 있고,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얻은 정보는 전체 시료 크기에 비해 관찰하는 부분이 너무 작아 오차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두 장치를 모두 사용했을 때 상호보완적인 효과를 얻어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p4+이온을 이용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미세소관의 구조와 형성 방법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규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다. 신경세포 뉴런에도 미세소관이 있어 이를 통해 화학물질이 운반되는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경우 미세소관이 붕괴되어있다. 이에 따라 미세소관의 구조 변화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관련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최 교수는 “미세소관을 감싸고 있는 타우단백질이 떨어져 나가면서 미세소관이 붕괴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와 관련된 타우단백질과 미세소관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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