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팀이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컴퓨터 ‘K-Glass’를 발표했다. 현재 시장에 나온 웨어러블 컴퓨터와 달리 K-Glass는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웨어러블 컴퓨터에 특화된 증강현실 기술을 높은 수준으로 구현해 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터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증강현실용 칩을 따로 제작해 증강현실을 구현할 때 일반 휴대폰에서 대부분의 연산을 처리하는 기존 AP(스마트폰 등의 중앙처리장치)칩만으로 구현하는 것보다 속도, 전력효율 면에서 월등히 뛰어나다.

 

▲ 증강현실 전용 칩을 탑재한 웨어러블 컴퓨터 K-Glass/ 김경훈 학우 제공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시야에 가상의 물체를 보여주는 기술이다. 스타워즈에서 홀로그램으로 상대방과 통신하는 것처럼 전달받은 데이터를 눈앞에 보여주는데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터미네이터가 상대방을 인식해 의복을 요구하는 것처럼 객체를 인식해 분석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증강현실은 하위기술인 객체인식이 정밀하게 구현되어야 한다. K-Glass는 잡지의 표지를 보고 잡지를 구분하고, 잡지에 나온 자동차를 보고 자동차의 3D 모델을 눈앞에 띄워주는 등 높은 인식률을 보인다. KGlass는 영화나 소설 속에서만 가능하던 증강현실을 실제로 높은 수준의 완성도로 구현했다.

이러한 증강현실 구현은 연산량이 무척 많아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AP칩으로는 쾌적한 증강현실을 구현하기 힘들다. 그래서 K-Glass에서는 증강현실에 특화된 처리 장치를 탑재해 증강현실 관련 연산을 이칩이 전문적으로 다루도록 했다. AP칩과 증강 현실 전문 처리 장치는 컴퓨터의 CPU와 GPU(그래픽 카드)의 관계와 유사하다. 그래픽 작업에 특화된 GPU를 컴퓨터에 따로 두면 CPU 혼자서 연산할 때보다 그래픽 작업을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K-Glass 역시 증강현실 관련 작업을 전용 칩이 도맡아 처리하기 때문에 일반 AP칩으로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것보다 속도, 전력절감 면에서 우월하다. 구체적으로는 구글 글라스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있다.

K-Glass를 주도적으로 개발한 김경훈 학우(전기및전자공학과 박사과정)는 “현재의 웨어러블 컴퓨터는 대부분 조작을 음성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내 말을 듣고 내가 어떤 조작을 하는지 모두 알게 된다”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스처 인식 등 UI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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