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 연구시설을 직접 경험, 국책 사업 프로젝트도 참여

정부 출연 연구소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한다? 생소한 이야기지만 이 제도는 2004년 문을 연 UST(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새로운 체계를 기반으로 설립된 UST의 전반적인 운영체계와 우리 학교 학우가 UST의 교육 혜택을 받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이공계 국책 연구기관의 연합, UST

UST는 과학기술분야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설립한 대학원이다. 연구기관의 우수한 연구원과 최첨단 연구 시설ㆍ장비를 활용한 현장 연구 중심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2004년에 개교해 2006년에 졸업자를 배출했으며 현재까지 25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444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올해 후기 신입생 60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이는 일본의 국립총합연구대학원대학(SOKENDAI)을 벤치마킹한 것인데 SOKENDAI는 과학기술계 연구소들이 모여 R&D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이다. 이 대학에서 연구원은 동시에 학생을 지도하는 교수로서 현장 중심형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현장 중심의 맞춤형 교육

UST는 29개 연구소의 연합으로 수준 높은 연구 기술과 연구 시설, 장비, 인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대학에서 갖출 수 없는 거대 연구 시설ㆍ장비를 학생이 직접 사용할 수 있으며,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 진행하는 국책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다. 또한, 오랜 연구 경험을 지닌 박사급 연구원들로부터 1:1 교육이 진행된다. 현재 UST에는 세부 분야별 최고 수준의 교수 1,000여 명이 소속되어 있다.

UST은 학생의 자질과 희망 등을 고려해 연구 분야를 선정하는 수요 지향적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학생에 비해 연구원의 수가 많기 때문에 개개인의 교육의 질도 높다. 이론 중심의 교육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연구와 실험을 하는 현장 연구 중심 교육이라는 점 또한, 실무를 경험해보고 싶은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UST의 김정흠 교학처장은 “우리 학교 학생은 학위 취득 후 바로 연구소에서 일하게 되어도 쉽게 적응하고 즉각적으로 업무능력을 발휘해 연구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연한 전공 제도와 장학 제도

UST에는 일반 대학에 없는 특수 전공과 다학제 성격의 전공을 포함한 65개 전공이 있으며 600여개 과목이 개설되어 있다. 급변하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사회 환경 변화에 대응해 매 학기 전공을 조정하고 있다. 또한, 학기당 250만 원가량의 등록금을 지원하고 매달 연구 장려금을 지급한다. 박사과정은 120만 원, 석사 과정은 90만 원 이상이 지급된다. 우수 학생은 국외 연수의 항공료와 체재비 등을 학교 측에서 지원한다. 또한, 우수 연구 성과 학생을 포상해 상금을 주는 장학 제도를 운영한다.

UST는 비록 정해진 대학 캠퍼스는 없지만 하나의 학교로 운영되는 만큼 학생회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 각 연구기관을 대표하는 캠퍼스 대표학생이 임원으로 활동하며 이 중에서 총학생회를 조직한다. 동아리는 현재 11개 동아리가 운영 중인데 그 주제는 운동에서 공연관람, 학술까지 다양하다.

 

우리 학교 학우들도 수강 가능해

UST는 강의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아 강의에서 배울 수 있는 최첨단 기술에 대한 지식 전달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이를 보충하고자 유수 대학들과 협정을 체결해 학점 교환 제도를 시행한다. 다른 대학 학생들이 부족했던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등 다른 학교의 학생들도 UST에서 수업을 듣는다.

우리 학교와도 학점 교환 협정을 체결해 UST 학생이 우리 학교 대학원의 교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우리 학교 대학원생도 UST에 소속된 연구소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특수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특히 UST의 전공이 우리 학교의 학과, 전공 등과 공통되는 것이 많아 더욱 효과적이다.

다만, 이제까지는 홍보가 부족해 참여율이 저조했다. 더불어 학점당 70만 원인 수강료를 학생이 내야 하는 부담이 컸다. 그러나 이번 학기부터 협정을 체결한 학교의 학생들은 무료로 수강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면서 부담을 줄이게 되었다.

ETRI(Electronic and Telecom munications Research Institute,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소속된 UST 학생회장 송승원씨는 “우리 학교 학우들이 KAIST에 가서 우수한 수준의 강의를 수강하는 혜택을 받는 만큼 KAIST 학생들도 UST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장비로 최첨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험을 해보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UST는

UST는 지난달 24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내 대학본부 건물 건설에 착공했다. 이는 UST의 상징성을 확립하려는 것이다. UST는 앞으로 출연 연구소 협력 네트워크의 중심체 역할을 확대하는 한편 국제적인 공공 연구기관과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UST에 입학하고 싶은 학생은 연구를 하고 싶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 관련 연구원의 동의를 얻은 뒤 지원하면 된다. 입학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UST홈페이지(www.ust.ac.kr)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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