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인공광합성 기술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유명 대학과 연구소에서는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해 인공광합성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는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박 교수팀은 명반응과 암반응의 연결고리인 NADPH에 주목했다. NADPH는 명반응에서 고에너지 전자에 의해 NADP를 환원시켜 만든다. 생성된 NADPH는 암반응에서 산화되어 칼빈 회로의 효소를 활성화해 유기물의 합성을 촉진한다. 따라서 기질과 NADPH, 그리고 효소를 이용하면 원하는 유기물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다.

효소에 NADPH를 직접 공급하면 NADPH가 일회성으로 사용되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암반응에서와 같이 NADPH를 재활용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었다. 만일 NADP에 전자를 공급해 NADPH를 만들고 이 NADPH가 칼빈 회로에서 산화되면서 NADP가 되는 반응을 순환시킬 수 있다면 효소를 통해 다양한 유기물을 합성할 수 있다.

박 교수팀은 우선 인공 염료를 사용해서 고에너지 전자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전자를 NADP에 직접 전달하면 원하는 NADPH가 아닌 다른 종류의 NADPH 이성질체까지 만들어진다. 암반응에서는 다른 효소가 NADPH의 이성질체 형성을 막았지만 인공적으로 암반응 시스템을 만들 경우 이성질체를 제거할 방법이 없었다.

박 교수팀은 염료와 비슷한 에너지 준위를 가진 로듐 유기 금속 화합물([Rh(bpy)(Cp*)H2O]2+)을 전자를 운반하는 매개체로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로듐 유기 금속 화합물은 염료와 에너지 준위가 비슷하므로 염료에서 고에너지 상태가 된 전자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전자를 받은 로듐 유기 금속 화합물은 수소이온 하나와 함께 전자를 NADP로 전달한다. 이 방식으로 전자를 전달하면 NADPH가 이성질체 없이 원하는 종류로만 만들어진다. 이후 NADPH에 의해 활성화되는 효소를 이용하면 알데하이드, 알코올, N-페닐하이드록시아민 등 여러 가지 유용한 유기물을 합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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