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팀]미세에너지로 전기 생산하는 나노자가발전기 핵심 부품을 레이저 이용한 공법으로 거의 손상시키지 않고 얻어내

 우리 학교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팀이 레이저를 이용해 압전 박막을 온전히 분리하는 나노자가발전기 제작 공정을 개발했다. 레이저를 이용해 압전박막을 거의 손상하지 않고 기판에 전사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이외에도 이번 연구결과는 제조 용이도, 제조 가능 면적, 상용화 가능성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미세한 자극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압전물질

나노자가발전기는 미세한 충격으로 전기를 생성해 배터리 없이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나노자가발전기는 휴대폰, 로봇, 생체 소자 등의 배터리를 대체하며 첨단 산업 전반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나노자가발전기의 가장 핵심적인 부품은 압전 물질이다. 압전 물질은 충격을 주거나 구부리면 전기를 만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압전 물질은 700℃ 정도의 열처리를 해야 압전 특성을 나타내는데, 일반 플라스틱 기판은 열을 버티지 못하고 녹아버리기 때문에 직접 플라스틱 기판에 증착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압전 물질만을 먼저 열처리 한 후 플라스틱 기판에 옮기는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었다. 이때 압전 물질을 얼마나 온전히 옮겼는지, 어떻게 옮겼는지에 따라 나노자가발전기의 효율과 상용화 가능성이 결정된다.


효율과 크기 한계 극복을 위한 노력

기존의 나노자가발전기 제조 공정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압전 물질을 탄소나노튜브, 폴리머(PDMS)와 섞어 제조하는 방식과 압전 물질을 물리, 화학적으로 깎거나 녹여 없애는 에칭을 이용해 작은 조각으로 만들어 플라스틱 기판에 옮기는 방식이다. 전자는 공정 과정이 간단하고 넓은 면적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압전 물질이 두꺼워 발전을 시작하려면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후자는 얇은 압전 물질을 잘게 잘라 플라스틱 기판에 붙이는 방식이라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전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공정이 복잡하고 대형화, 성능 면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기존 나노발전기는 상용화가 힘들었다.

 

▲ 나노자가발전기 제조 과정= a. 사파이어 판에 압전 물질을 증착한다 b~c.압전 물질을 플라스틱 기판에 붙이고 레이저로 사파이어 판을 제거한다 d. 압전 물질 위에 회로를 그리고 보호층을 부착한다/ 이건재 교수 제공


레이저 이용해 압전박막 온전히 떼어내

이 교수팀은 레이저를 이용한 새로운 공정을 개발해 위 두 방식의 한계를 모두 극복했다. 새로운 방법은 기존의 방식보다 압전 물질을 넓게 전사할 수 있고 적은 에너지로도 전기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이미 디스플레이 산업계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는 레이저를 이용하기 때문에 상용화가 쉽다. 이러한 나노자가발전기의 제조는 크게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압전 물질을 투명하고 고온에 잘 버티는 사파이어 판에 붙여 20번 정도의 열처리를 반복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압전 물질은 얇고 넓은 형태가 된다. 둘째로, 이 박막과 사파이어 판 전체를 뒤집어 플라스틱 기판 위에 얹는다. 여기서 이번 연구의 핵심인 레이저가 등장한다. 레이저를 이용해 압전 박막과 사파이어 판의 연결부를 녹여 사파이어 판을 제거하면 플라스틱 기판 위에 압전 박막이 온전히 자리하게 된다. 박막을 떼어낼 때 기존의 공정과는 다르게 박막의 표면만을 살짝 녹이기 때문에 박막에는 최소한의 손상만 주게 된다. 마지막으로 제조된 압전 물질 위에 회로를 그린 뒤 보호층을 붙여주면 나노자가발전기가 완성된다. 


이렇게 제조된 나노자가발전기는 기존 나노자가발전기(1~10V)보다 100배 이상의 성능(250V)를 보인다. 박막 하나로 LED 전구 백여 개를 켤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제작 가능한 크기도 제한이 없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에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었던 효율문제를 수백 배 개선했다”라며 “실생활에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적인 결과이다”라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2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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