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예술 애호가로 이끄는 손길, 미술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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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예술 애호가로 이끄는 손길, 미술 경매
  • 김하정 기자
  • 승인 2014.02.25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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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유명한 팝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 뉴스에 자주 등장했다. 한 대기업에서 불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으로 ‘행복한 눈물’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일어 특검이 진행되는 등 한국사회가 크게 들썩였다. 많은 사람들은 ‘행복한 눈물’이 수십억 원대를 호가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그리고 얼마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된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자택에서 미술품을 압수했다. 압수한 미술품은 경매에 부쳐졌고, 이슈가 되었던 경매인만큼 출품된 작품들이 원래 가격의 네 배가 넘는 값에 모두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부자들의 리그, 미술품 거래?

유명인이 소유하던 미술품이 경매에 부쳐져 원래 가격의 수십 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고, 경매장에서 몇 백, 몇천억 원짜리 미술품이 거래되어 최고가를 갱신했다는 뉴스는 이제 더 이상 신기한 소식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짜’ 미술품을 사는 것을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미술품이 거래되는 미술경매를 ‘부자들의 리그’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술품을 소유하고 거래하는 것은 절대 높은 벽이 아니다. 미술을 사랑하고 미술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매에 참여 할 수 있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작품들만 미술경매에서 팔린다고 생각하지만, 경매에 나오고 팔리는 대부분의 미술품은 중저가다. 대표적인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주최한 경매에서 거래된 미술품의 50% 이상은 2,000달러 미만의 작품이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옥션이 출범한 이래 낙찰된 작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000만 원 미만의 작품이었다. 조금 더 낮은 가격대를 살펴보면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에 낙찰되는 작품도 대단히 많다.

또, 경매가 진행되는 과정을 구경하는 데에는 전혀 제약이 없으며, 경매회사에 간단히 신청하는 절차만 거치면 작품을 살 수 있다. 즉, 우리 모두 우리가 사랑하는 작품이 거래되는 과정을 볼 수 있고, 소유 할 수도 있다.

 

투명하고 개방적인 미술품 경매

 

미술품을 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갤러리에 전시되어있는 작품을 직접 사는 것이다. 이렇게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것을 1차 시장이라고 한다. 둘째로 미술경매에 나온 작품을 경매를 통해 사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2차 시장이라고 한다. 1차 시장의 경우에는 작품의 가격을 작가나 갤러리에서 원하는 대로 정하고, 그 가격에서 큰 변동 없이 판매가 이뤄진다. 판매자가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거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불법적인 거래가 오고가는 경우도 생긴다. 또, 판매 정보와 경로를 아는 사람들만 거래에 참여 할 수 있는 ‘닫힌 시장’이어서 처음 미술품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미술경매는 갤러리를 통한 거래보다 투명하고 개방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감정을 거친 뒤 경매회사에서 예상낙찰가를 정하고 작품경매를 시작하기 때문에 작품의 질과 가치에 적합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경매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면 소비자의 경쟁과 시장경제의 원리 에 의해 값이 매겨지고, 거래되는 물량과 가격이 공개된다. 미술시장의 동향을 가장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또, 투자의 관점에서 미술품을 구매할 때도 훨씬 유리하다. 미 술경매를 통해 구매한 미술품은 다시 팔 때 대부분 사려는 사람이 있는, ‘팔리는’ 미술품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매가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술품이 경매에 나오려면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판매자가 작품을 경매에 내놓기로 하면 이메일 혹은 우편을 통해 작품에 대한 정보를 경매회사에 전달한다. 그 후 판매 담당자가 작품에 대한 정보를 보고 경매에서 팔릴 만한 작품인지 판단하게 된다. 경매에 올리기로 결정되면 경매회사에서 작품의 실물을 확인하고, 감정사들의 감정을 거치게 된다.

사람들이 경매에 참여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경매회사에서는 구매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출품작이 모두 결정되면 경매에 출품될 작품들이 소개된 도록을 만든다. 도록은 경매회사 회원들에게 배달된다. 경매가 열리기 전 프리뷰 전시를 열어,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은 이 전시에서 직접 출품작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작품에 하자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구매 이후 하자가 발견되더라도 환불 사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준비가 모두 마무리되면 경매가 열린다.

우리나라 경매회사의 경우에는 100~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매장에서 경매가 이뤄진다. 경매 참여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경매장에 직접 방문해 경매에 참여하는 현장 응찰이다. 경매장에서 경매사가 가격을 부르면, ‘패들’을 들어 응찰 여부를 밝힌다. 경매장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다면 전화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경매장의 상황을 전해들으며 참여하는 전화 응찰을 할 수 있다. 경매장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앉아서 전화 응찰을 진행하는 고객들과 경매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서면 응찰이 있다. 경매 담당자에게 미리 원하는 작품의 가격 상한가를 제시하고 대신 경매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는 방법이다. 만약 경매에서 서면 응찰자가 제시한 가격 이상을 부르는 사람이 없다면 작품은 서면 응찰자의 소유가 된다.

경매가 끝나면 경매회사에 수수료를 덧붙여 돈을 지급하고, 최종적으로 작품을 건네받게 된다. 만약 작품이 위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19세기는 작가의 시대, 20세 기는 평론가의 시대, 21세기는 컬 렉터의 시대다”라고 어느 평론가가 말했다.

작품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기보 다는 소장할 때 그 애정이 더 깊어질 것은 분명하다. 컬렉터가 미술품을 사고, 소장하고, 되팔다 보면 어느새 미술을 전공한 사람 못지 않은 지식을 갖고 있게 될 것이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미술품에 투자하고, 작품을 아끼는 컬렉터의 모습은 진정으로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여유가 생긴다면 좋아하는 작품을 ‘사러’ 경매장을 찾아가보자. 미술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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