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 현대미술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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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 현대미술을 만나다
  • 김하정 기자
  • 승인 2013.12.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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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복궁의 동쪽 담을 따라 길을 걸으면 수많은 갤러리와 미술관을 볼 수 있다. 길의 중간쯤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오랜 공사를 마치고 드디어 문을 열었다. ‘일상 속의 미술관’을 표방하며 지어진 서울관에서 지난달 12일부터 개관기념 특별전을 다양하게 열고 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회 중 첫 기획전인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전을 감상해보자.


시대정신과 만나다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는 독일어로 ‘시대정신’이라는 뜻이다. 어떤 시대나 특정 시기에 전반적으로 보이는 고유한 속성을 의미한다. 독일에서 열리는 현대미술의 국제전시회를 ‘자이트가이스트’라고 하기도 한다. 이번의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전은 미술사적인 의미로 ‘자이트가이스트’를 차용해서 이름을 붙인 전시다. 한국 미술의 시대정신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을 모아두었다.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전에서는 현대 미술을 크게 가상적(Virtual), 추상적이고 개념적(Abstract and Conceptual), 물질적(Material)인 세 분야로 나눈다. 관람자는 전시된 작품으로 한국 현대미술을 만나고, 그 시대적인 맥락 속에서 현대미술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시대정신을 잘 나타내는 작품은 작가의 역사관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작품들은 그저 ‘보여주 기’보다는 관람자 스스로가 해석해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야 하는 정치적이고, 서술적인 작품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작
 
 
  화가의 역사관을 드러나는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박생광의 <전봉준>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동학 농민운동을 거대한 캔버스 안에 가득차게 표현했다. 동학농민운동을 이끄는 선봉장 전봉준의 모습을 강한 선과 단순한 색깔만으로 강조해 그렸다.
  ‘꽃을 그리는 작가’로 불리는 김홍주의 <무제>는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꽃을 세밀하게 묘사한 4개의 작품은 주위의 다른 작품과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작가는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평범한 소재를 있는 그대로 볼 것을 제안한다.
  전시관의 중앙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이우환의 설치작품이 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하다. 바닥에 커다란 판이 놓여있고, 그 위에, 혹은 경계에 바위들이 불규칙적으로 놓여있다. 일정한 공간을 점유하고 놓여있는 바위라는 존재와 그것을 관찰하는 관람객 사이에서 ‘존재와 관계’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을 던진다.


예술과 논란 사이에서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전은 유명세만큼 논란도 있었다. 전시회에 초청된 작가의 대부분이 전시 기획자와 동문이기 때문이다. 또 사회 참여적인 작품의 전시가 많이 배제되어 작품 선정에 외압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게다가 개관 행사에서 미술계 주요 단체를 초청하지 않아 그 갈등의 폭이 심화되어 시위까지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작품을 만나고 그 흐름에서 시대정신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이번 기획전은 빛을 발한다. 이번 겨울, 국립현대 미술관 서울관에서 새로운 현대미술, 다양한 전시회를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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