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의 가장 큰 응용 분야 중 하나는 바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말 그대로 뇌와 컴퓨터를 바로 연결해 주는 장치다. 마치 우리가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처럼 머릿속에서 생각으로 어떠한 지시를 내리면, 이를 컴퓨터가 인식해 입력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뇌파를 이용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주로 세 가지 뇌파를 이용한다. 감각 운동 리듬(Sensorimotor rhythm, 이하 SMR), P300, 정상상태시각유발전위(Steady State Visually Evoked Potentials, 이하 SSVEP)가 그 주인공이다. 이상적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 가장 가까운 방법은 감각 운동 리듬을 이용한 방법이다. 감각 운동 피질에서 주로 발생하는 이 뇌파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 아직 그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SMR은 우리가 어떠한 동작을 하겠다고 생각할 때 발생한다. 그 세기는 감각 동작 피질이 해당하는 동작을 하지 않을 경우 더 강해지고, 명령에 따라 신체가 움직이면 약해지게 된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이러한 뇌파를 입력으로 이용한다. 가만히 앉아 머릿속으로 걷는 생각을 하면 머릿속에서는 걷는 행동에 대한 SMR이 생성된다. 이러한 SMR을 분석하면 우리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미네소타 대학의 빈 히(BinHe) 교수팀은 이 신호를 분석해 3차원 공간에서 쿼드콥터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SMR을 이용한 인터페이스는 능동적인 입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자를 교육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P300과 SSVEP를 이용한 방법은 수동적인 형태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이다. SMR의 경우 우리가 직접 원하는 신호를 전달할 수 있었지만, P300과 SSVEP는 컴퓨터에 의해 선택지가 주어진 후 실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방법이다. P300은 의사 결정 과정과 관련된 뇌파로, 우리가 목표로 집중하고 있던 대상을 포착했을 때 약 300 밀리 초 이후 두정엽에서 발생하는 피크를 의미한다. 이 뇌파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만 무의식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특수한 형태 실험 장치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선택지를 무작위로 보여주게 되면 피험자는 원하는 목표가 나타났을 때 P300파를 만들어 낸다. 컴퓨터는 이 신호를 측정해 사용자가 원하는 입력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SSVEP는 일정한 주파수로 주어지는 시각적 자극에 자연스럽게 뇌파가 동화되는 현상을 이용한다. 망막이 3.5~75Hz사이의 신호로 자극되면 뇌는 이러한 주파수와 같거나 정수 배수의 주파수를 가진 뇌파를 만들어낸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서는 여러 가지 선택지를 서로 다른 주파수로 점멸시킨다. 이때 우리의 뇌는 우리의 눈이 바라보고 있는 선택지의 주파수로 동화되기 때문에 뇌파로 이러한 SSVEP를 측정하면, 원하는 입력을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추가적인 훈련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에게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이 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