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팀]유전자 조절 및 식물 효소 유전자 도입 기술 이용하면 디젤, 가솔린뿐만 아니라 다양한 석유화학제품 생산 가능

 우리 학교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 연구팀이 대장균의 대사회로를 개량해 대장균에서 직접 가솔린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10월 24일 자 <네이처(Nature)>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다.

 
▲ <네이처> 10월 24일 호 표지/ 최용준 박사 제공
 
생물 내에서 합성하기 어려웠던 가솔린
세포 내에서 지방산은 탄소 2개로 이루어진 지방산을 이어 붙여 합성된다. 탄소수가 16개인 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이 되는 등 용도에 맞게 바뀌기도 한다. 지방산의 구조는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탄화수소라는 점에서 디젤, 가솔린과 비슷하다. 이 점을 이용해 기존에도 미생물에서 바이오디젤을 생산했다. 하지만 바이오디젤은 원유로부터 얻는 디젤과 구조가 달라 열처리 등의 추가공정이 필요하다. 또한, 탄소수가 디젤보다 적은 가솔린을 얻기 위해서는 크래킹 등의 추가공정을 더 거쳐야만 했다. 하지만 추가공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자 이 교수팀은 대장균을 개량해 추가공정 없이 대장균으로부터 직접 가솔린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전자 조절해 지방산 길이 짧게 만들어
가솔린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생성된 지방산의 탄소수를 줄여야 한다. 체내에서 합성되는 지방산의 탄소수는 16~18개이지만 가솔린의 탄소수는 4~12개이기 때문이다. 짧은 길이의 지방산을 생산하려면 지방산을 늘이는 과정은 억제하고, 새로운 지방산 합성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 교수팀은 지방산 길이를 늘이는 과정을 억제하고자 fadR유전자를 없앴다. fadR유전자는 지방산 합성을 조절하는 유전자로써, 지방산 길이를 늘이는 과정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fadR유전자는 불포화지방산 합성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불포화지방산은 지방산 합성 시작 과정을 저해한다. 따라서 불포화지방산량이 줄면 지방산 합성이 촉진된다.
한편, 이 교수팀은 지방산 합성 시작 과정을 촉진하는 fabH유전자의 발현을 늘렸다. 이를 위해 fabH발현 촉진유전자를 강화했으며, 플라스미드를 이용해 fabH유전자 발현량을 늘리기도 했다.
 
지방산 사용 막아 세포 내 지방 쌓아
대장균은 지방산을 조금만 합성한다. 또한, 합성된 지방산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분해되거나 세포막의 재료로 쓰이기 때문에 대장균 내에는 지방산이 극히 소량밖에 없다. 따라서 많은 양의 지방산을 얻으려면 지방이 사용되는 것을 막아 대장균 내에 지방산을 쌓아야 한다. 이 교수팀은 지방을 분해하는 fadE 유전자를 제거해 대장균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았다.
 
짧은 유리기 지방산 얻기 위해 구조 바뀐 tesA
대장균 내에서 만들어진 지방산은 지방산 아실과 ACP(Acyl carrier protein)가 연결된 지방산 아실-ACP로 존재한다. 이 지방산 아실-ACP는 tesA효소에 의해 유리기 지방산으로 바뀐다. 원래 tesA효소는 탄소수가 16개인 지방산 아실-ACP만 분리할 수 있다. 즉, 가솔린을 얻기 위해 생산한 짧은 길이의 지방산 아실-CoA는 바꿀 수가 없다. 이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esA효소 구조를 바꾸었다. 구조가 바뀐 tesA효소는 탄소수가 적은 아실-ACP도 분리한다. fadD효소가 생성된 유리기 지방산을 지방산 아실-CoA(Coenzyme)로 바꾼다.
 
식물 효소 넣어 가솔린 합성 경로 생성
지금까지 바이오디젤을 얻기 위해서는 지방산 아실-CoA 상태의 지방산을 추출해 대장균 밖에서 추가공정을 해야 했다. 이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고자 애기장대에서 acr(acyl-CoA reductase), CER1(fatty aldehyde decarbonylase) 유전자를 추출해 대장균에 넣었다. acr 효소는 지방산 아실-CoA를 환원시킨다. 지방산 아실-CoA가 환원되면 CoA는 분리되고, 지방산 아실은 알데하이드로 바뀐다. CER1은 지방산 알데하이드의 알데하이드기(-CHO)를 떼어내는 효소다. 알데하이드기가 사라진 지방산 알데하이드는 가솔린이 된다.
 
대장균이 합성하는 지방산 길이를 조절하는 이번 기술을 이용하면 디젤, 가솔린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의약품 등의 석유화학제품을 생물을 이용해 만들 수 있다. 매장량이 제한적인 석유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석유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저자 최용준 박사는 이번 연구의 실용화를 위해 “가솔린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연구할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연구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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