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가, 순위보다 내실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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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평가, 순위보다 내실이 먼저다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3.12.04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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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외 다양한 기관에서 실시한 대학평가에서 우리 학교는 국내 2~3위, 세계 60위권을 차지했다. 기대한 것보다 순위가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턱없이 낮게 평가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학평가는 학계 평가, 논문 피인용 수, 교수 1인당 학생 수, 외국인 학생 및 교수 비율 등 다양한 평가 지표를 계량화해 순위를 매긴 것으로 실제 대학의 연구 및 교육 역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국내 대학 순위만 하더라도, 매년 우리 학교와 수위를 다투는 서울대와 포스텍은 대학의 성격과 규모가 달라서 직접적인 비교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 회의적이다. 세계 대학평가의 경우 세계 공용어인 영어가 모국어인 영미권 대학이 국제화 지수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에 공정한 비교가 되기 어렵다. 대학평가는 단지 참고 자료일 뿐 순위가 조금 오르거나 내렸다고 일희일비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대학평가를 위해 주요한 평가 지표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 지표를 세계적인 대학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존중할 필요는 있다. 가령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실적이라든가, 논문 피인용 지수, 연구비 수주 실적 등은 대학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학교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당연히 세계 유수의 대학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대학평가에서 우리 학교가 매번 불이익을 당하는 지표는 졸업생 취업률과 외국인 교수 및 학생 비율이다. 국내 대학평가에서 주요한 지표로 활용되는 취업률의 경우 대학원 진학생이 많은 우리 학교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지표이다. 순수 취업률이 높은 대학이 우리 학교처럼 대학원 진학생이 많은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외국인 교수 및 학생 비율의 경우 지난 10년 간 우리 학교는 외국인 교수와 학생 비율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왔고, 실지로 크게 높아졌지만, 영미권 대학에 비해서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세계적인 명문대학이라면 외국인 학자와 학생이 수준 높은 교육과 연구 환경을 찾아 모여들기 마련이다. 우리 학교도 유능한 외국인 학자와 학생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는 있다. 다만, 대학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자국 교수와 학생보다 수준이 현격히 떨어지는 교수와 학생을 무리해서 유치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우리 학교가 세계적인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성장하자면, 세계적인 명문 대학에 필적하는 연구와 교육 환경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QS, THE 등 세계 대학평가를 실시하는 기관에서 제시하는 평가 지표는 일종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해당한다. 대학평가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평가 지표를 인위적으로 높여갈 필요는 없지만,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되기 위해서 평가 지표를 높여갈 필요는 있다. 결국 우리 학교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혁하고 내실을 기하다 보면, 대학평가 순위는 저절로 높아질 것이다. 대학평가 순위보다 내실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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