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을 허문 대안도서, 시각장애인에게 다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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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을 허문 대안도서, 시각장애인에게 다가가다
  • 김하정 기자
  • 승인 2013.11.19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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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많은 사람들이 취미로, 정보 습득용으로 책을 읽는다. 하지만 우리가 어렵지 않게 읽는 책은 시각장애인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다. 저시력인들은 돋보기를 이용해 책을 봐야하고, 시각을 잃은 사람들은 일반적인 책을 전혀 읽을 수 없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을 개발하려 는 노력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Barrier-Free-Book(BFBook) 이라고 불리는 이런 책들은 점자도서, 녹음도서, 촉각도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장애인에게 다가간다. 시각장애인에게 책은 더이상 다가가기 힘든 존재가 아니다. 시각적인 장벽을 넘어 소외된 계층과 소통을 시도 하는 책들에 대해 알아보자.

점자도서로 만나는 세상

  시각장애인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매체는 점자다. 엘리베이터, 은행 ATM기에도 점자가 쓰일 정도로 우리 주위에서 점자를 흔히 볼 수 있다. 점자는 6개의 점이 한 칸으로 구성 되고, 모음과 자음이 초성, 중성, 종성으로 나뉘어 점의 위치가 다르게 표기된다. 이런 점자를 이용해서 만 든 책이 점자도서다. 우리가 보통 읽는 문자는 ‘묵자’라고 하고 우리가 읽는 책을 묵자도서라고 한다. 점자도서를 만들기 위해 우선 묵자를 점자로 바꾼다. 점자를 일반 종이보다 두꺼운 종이에 약품 처리를 한 뒤 찍어 엮으면 점자도서가 완성된다. 점자는 초성, 중성, 종성으로 나뉘어있어 같은 분량이어도 묵자보다 길이가 길어지고, 종이가 일반 책보다 두꺼워 묵자도서보다 부피가 커진다. 오타 데쓰야의 ‘꿈꾸는 삶에 절망은 없다’는 묵자책은 1권이지만 점자도서로 만들면 총 4권이 된다.

  묵점자통합도서도 있다. 묵점자통합도서는 독서습관이 형성되기 시작 하는 유아들에게 장애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용 자료로 많이 쓰인다. 묵점자통합도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묵자의 크기를 확대해야한다. 보통 책의 글자 크기로 책을 만들려면 같은 양의 점자를 한 면에 같이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크기를 키워 인쇄한 도서에 점자를 찍은 라벨테이프를 덧붙여 만들거나, 직접 점자를 찍어서 만든다.

글자를 키운 큰글자책

  시력을 전부 잃지는 않았지만 일 상생활이 힘든 저시력인을 위한 도서도 있다. 저시력인은 보통 책을 읽을 때 돋보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확대 복사기를 이용하거나 일반 인쇄물보다 큰 글자로 만든 큰글자책을 이용 하면 돋보기를 사용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 또, 시력이 떨어진 고령자나 유아 등 비교적 다양한 연령층에서 유용하게 읽을 수 있다.

촉각으로 다양한 내용을 전달하다

  점자와 마찬가지로 촉각을 이용하 지만, 더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책도 있다. 여러가지 재료를 이용해 책 내용을 표현한 촉각도서다. 점자로 그림을 표현하기도 하고, 다양한 재료를 붙여 물체의 모양을 표현해 시각장애인들이 물체의 개념, 단어의 뜻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 촉각을 이용해 그림을 인지하는 책이어 서영, 유아의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량생산이 힘들다는 것이 단점이다.

목소리로 듣는 책, 녹음도서

  인쇄매체에서 벗어나서 도서의 내용을 녹음해 만든 도서를 녹음도서라고 한다. 보통은 성우가 책을 녹음하고, 일반인이 녹음봉사로 목소리를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 녹음도서의 장점은 다양하다. 우선 녹음된 파일만 있으면 단시간에 대량제작이 가능하며 복사와 재생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재생기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책의 내용을 ‘들을’수 있다. 하지만 책의 내용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있는 사진이나 그림을 음성으로 옮기기는 한계가 있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녹음도서의 종류로는 테이프도서,  CD 도서, MP3 도 서, ARS 전화도서 등이 있다.

IT와 대안도서의 만남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다양한 종류의 전자매체를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에 발맞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들도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이스 아이 코드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묵자도서의 오른쪽 페이지 우측 상단에 두 쪽 분량의 텍스트를 저장한 2차원 바코드를 삽입한다. 이를 휴대용 스캐너를 이용해 읽으면 그 페이지의 음성을 들려주는 방식이다. 이런 형태의 2차원 바코드는 오늘날 QR 코드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보이스 아이 코드의 가장 큰 장점은 묵자도서에 쉽게 인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비시각장애인의 전유물이던 활자 인쇄물을 시각장애인 스스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에서 큰 의의가 있다. 또, 저렴한 단가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을 만들 수 있다.

전자도서로의 발전

  요즘 많은 사람들이 전자책을 이용한다. 시각장애인도 전자매체를 이용해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화면낭독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원문도서의 내용을 입력한 문서파일을 화면낭독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문자를 소리로 합성한 뒤 출력해 빠르게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도서도 있 다. Digital Accessible Infor- mation System(DAISY)이라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디지털음성도서는 일반 책과 같은 구조를 지닌다. 장, 문장, 단어 등 계층적인 구조를 가져서 색인이 편리하며 재생 속도 또한 조절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세계적으로 40여 개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어서 국가간의 자료 교류 또한 편리하다.

우리가 만드는 대안도서

  점자도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도서를 타이핑해서 디지털문서화 한 뒤, 점자로 변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점자화 해야하는 도서의 양에 비해 예산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일반인이 쉽게 참여 할 수 있는 점자도서관의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있다.

  점자도서를 만드는 첫 단계는 점 자도서로 만들 도서를 선정하고, 묵 자도서를 보며 타이핑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어렵지 않은 반면 시간이 오래 걸려 봉사활동으로 많은 양을 충족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위해서는 우선 타이핑 하고자 하는 책을 정한다. 그리고 점자도서관에 연락해 보유하고 있는 책과 중복되지 않는지 확인한다. 타이핑 봉사가 가능하다는 응답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봉사를 시작한다. 주어진 양식에 맞춰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이용해 책 내용을 옮기는것이 봉사의 전부다. 책 한 권 을 모두 옮기면 봉사활동 확인서와 봉사활동 시간도 받을 수 있다. 

  다음단계는 교정이다. 교정과정에서도 일반인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 있다. 타이핑이 완료된 문서와 실제 묵자도서의 내용을 비교하며 오자와 탈자를 수정하고 양식에 맞추는 단계를 다시 거치는 봉사활동이다. 교정봉사를 위해서는 우선 점자도서관에 연락해 봉사를 신청한다. 간단한 사전교육 후 주어진 책과 문서를 비교하는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녹음도서를 만드는 봉사활동도 간단한 신청으로 시작할 수 있다. 마찬 가지로 점자도서관에 녹음봉사를 신청하면 사전교육을 받게 된다. 그 후 도서관에 주기적으로 가서 정해진 도서를 읽어 녹음하면 된다. 녹음봉사는 꾸준한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학교 독서동아리 ‘독’에서도 대전 점자도서관에서 비정기적으로 녹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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