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기성회계 사용, 학생 사회가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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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 기성회계 사용, 학생 사회가 통제한다
  • 박효진 기자
  • 승인 2013.11.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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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학생회칙상 미등록 학생 단체의 기성회비 사용을 제한하는 안건이 통과되었다. 안건의 적용 대상은 ▲학생회칙 혹은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산하단체의 회칙에 명시되지 않으며 ▲전학대회 인준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며 ▲총학의결기관에서 지원 필요성을 인정받지도 않았고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마저 인정하지 않은 학생단체다. 즉, 총학이나 원총에서 인정하지 않는 모든 단체이다. 이러한 단체들은 앞으로 학교 당국에서 기성회계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총학 주관 행사 참여 및 총학 산하 단체로부터의 지원도 제한된다. 또한‘자치단체’라는 명칭 사용도 제한된다.

결국 이번 안건은 학생 단체의 기성회비 사용이 총학의 통제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성회계 논란 촉발 된 배경은

학생 단체의 기성회계 사용 문제는 지난 8월, 안현찬 학우(생명화학공학과 12)가 ELKA에게 회계 내용을 공개를 요구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후 논의는 비단 ELKA뿐만 아니라 기성회계를 사용하는 학생 단체 전반으로 확장되었다.

ARA 닉네임‘학생自恥단체’를 사용하는 학우는‘학생자치단체’의 등록 및 유지는 학생 사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해야 하며 회계 투명성을 강제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학교에서 자치단체라고 지칭하는 단체들은 기성회계에서 예산을 받는데, 그 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감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총 288명의 학우에게 위의 문제에 동의하는 서명을 받아 총학에 전달했다. 이는 중운위 안건 발의 요건인 ‘선거권을 가진 본회 회원 1/80 이상의 연서’를 충족하기 때문에 9월 1차 정기 중운위에서 안건으로 채택되었고, 중운위는 해당 안건을 전학대회에 상정했다.

이윤석 총학 회장은“올해 동안은 학우들에게 안건을 홍보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소통 부재 속 전학대회 안건 통과

이번 의결은 학내에 난립하는 수많은 학생 단체를 정리하는 효과를 가진다. 이 총학 회장은‘490’를 예시로 들며“KAIST 학우들을 위한 공공성이 없는 단체에도, 학생회 시스템을 마비시킬 정도로 거금을 지원해 주는 일이 많이 있었다”라며“이런 안건을 도입하는 이유는 학생회 시스템 위주로 학생 사회가 돌아가기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와 소통이 미흡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적용 대상 중 ELKA와 VOK를 제외하면 임시 전학대회가 열리기 전 안건에 대한 설명을 받은단체는 없었다. 이날 의결에서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진 장영재 수리과학과 학생회장은“안건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단체들에게 이런 안건이 추진되고 있다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더욱이, 해당 안건은 학우들의 서명운동 이후 별도의 공론화 절차가 없었다. 안건지가 공표된 것은 전학대회가 열리기 불과 3일 전이었다. 지난 27일에 열린 10월 정기 중운위에서야 비로소 공론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안건을 실행할 구체적인 방안 설정을 위해 공청회가 필요하고 학과 단위에서도 의견을 수렴하고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기성회계, 근본적인 문제 접근 필요

이러한 의결이 진행된 이유는 학생 사회가 기성회계에 대한 영향력을 원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반환 판결이 내려지는 등 기성회비는 징수 근거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우들은 기성회비는 학생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의결은 학생단체를 통제해 기성회계 사용을 감시하고자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학생 단체들이 기성회계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기성회가 단체들의 예산 신청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하반기 1차 전학대회에서 감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ELKA가 사용한 예산은 학교에 신청을 해 통과된 예산이었다. 더욱이, 작년 기준으로 우리 학교 기성회계 이월금은 60억원에 달했다(관련 기사 본지 368호 ‘기성회계 이월금, 60억 원대 육박’) 현재 학우들이 사용하고 있는 예산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기성회계 자체를 감시, 견제할 수단이 필요한 것이다.

이 총학 회장은 의결 집행을 위해 학생정책처와 학생 사회의 승인이 없는 항목에 함부로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 단체들이 기성회계를 지원받는 통로는 홍보실, 입학처 등 학생처 외에도 매우 다양하다. 또한 총학회장은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참여해 기성회계 사용을 심사할 수 있지만큰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3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기성회계를 압축해서 제공하는 자료만 가지고 학생이 제대로 분석하기는 매우 어렵다. 변규홍 동아리연합 부회장은“학교에서 좀 더 자세한 자료를 제공하고 학생 대표가 그것을 잘 검토했을 때 비로소 기성회계를 의미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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