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에너지로 빚어낸 제로 에너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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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에너지로 빚어낸 제로 에너지 디자인
  • 안은진 기자
  • 승인 2013.11.05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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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창적인 디자인이란 평소엔 쉽게 관계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것들을 획기적으로, 또 실용적으로 연관짓는 과정 이라 할 수 있다. 에너지의 절약을 목적으로 하는 제로 에너지 디자인, 그 색다른 시선으로 평범한 물건들이 재 탄생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 사람들이 길을 걷는 모습은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익숙한 행동에서 어떻게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까? 제로 에너지 디자인은 평소에 지나치는 사소한 동작,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소재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 결과, 제품을 사용 할 때 기존에 사용하던 화석 에너지의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제로 에너지 디자인이란 제품을 만드는 과정과 제품이 동작하는 과정의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는 디자인이다. 제로 에너지 디자인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다.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제품이라면 인테리어 소품에서 공공재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게 활용되는 제로 에너지 디자인은 에코디자인의 핵심과 맞닿아있다.
 
 

사켓 (Soccet)

  사켓은 에너지를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사켓은 축구공 모양으로, 무게도 축구공과 비슷하지만 단순한 공을 뛰어넘는 가치를 지닌다. 아이들이 사켓을 가지고 축구를 할 때 공에 전달된 운동에너지가 사켓에 저장된다. 30분 동안의 축구 경기로 사켓의 전등은 3시간 동안 불빛을 낼 수 있다. 에너지가 충전된 사켓이 품고 있는 조그마한 전등을 밖으로 꺼내 책상 위에 올려 놓으면 훌륭한 전등으로 변신한다. 사켓을 디자인한 UP (Uncharged Play)는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중이다. 사켓과 전등을 분리시켜 휴대 가능한 손전등을 충전하는 방식의 디자인이다. 새로운 생각은 놀이와 에너지를 연결해 아이들의 삶의 질을 한층 향상시켜주었다.

 
 

플레이펌프 (Playpumps)

 플레이펌프는 아이들의 놀이를 통해 에너지를 만드는 또다른 제로 에너지 디자인 제품이다. 플레이펌프는 물을 보다 쉽고 즐겁게 구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아이들이 플레이펌프를 즐기며 즐겁게 소비한 에너지가 지하 깊숙이 숨겨진 물을 끌어올리는데 이용된다. 이보다 더 신나게 에너지를 만드는 아이디어는 없을 것이다. 놀이터에서 친숙하게 보던 놀이기구를 아이들이 돌리면서 회전 모멘트가 발생하게 되고, 연결된 기구를 통해 회전 모멘트는 선형 모멘트로 전환된다. 선형 모멘트는 지하 깊숙이 흐르고 있는 지하수를 지상으로 끌어올려 탱크에 저장한다. 탱크는 물의 저장소로 사용되 는 동시에 공익 광고의 광고판으로도 사용된다. 플레이펌프는 주로 에너지와 물이 부족한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보다 손쉽게 물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페이브젠타일(Pavegen tile)

 사람이 걸어가며 몸무게가 타일을 누를 때 발생한 에너지는 사용되지 못하고 사라진다. 페이브젠 타일은 이 점에 착안해 전기 에너지로 바꾼다. 행인들의 걸음으로부터 만들어진 에너지는 데이터 전송에 사용 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된다. 이 타일은 큰 압력을 견딜 수 있는 견고함과 어느 장소에서도 어울리는 심미성을 고려해 디자인되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페이브젠 타일과 같은 디자인을 설치한다면,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오타키 흔들 의자 (Otarky-Rocking-Chair)

  제로 에너지 디자인이 더욱 참신해지기 위해선 평소 소비되는지도 모르고 무심코 사용되는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 이고르 기텔슈타인 (Igor Gitelstain)은 흔들의자 에서 에너지를 찾아냈다. 누구라도 흔들의자에 앉아 앞뒤로 움직이는 행동을 큰 일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흔들의자의 움직임은 숨겨진 좋은 에너지원이다. 또, 흔들의자에 앉아 뜨개질하거나 책을 읽는 등 여가생활을 할 때는 많은 빛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흔들의자로 생성된 에너지를 이용해 필요한 빛을 스스로 공급할 수 있다. 그는 이 생각을 통해 흔들의자에 조그마한 전구와 전기 발생 장치를 부착해 에너지를 자가 공급하는 제로 에너지 디자인을 적용했다.

스트로베리 트리 블랙 (Strawberry tree black)
 
  벨기에의 건축가인 밀로스 미리보제비크 (Milos Milivojevic)는 스트로베리 블랙을 제작했다. 9개의 태양 전지판이 부착되어 있어, 이 구조물을 향해 쏟아지는 빛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해낸다. 살아있는 나무가 태양 빛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것과 유사한 방법을 사용한다. 구조물에는 각종 연결선이 달려있기 때문에 아이패드, 휴대 전화 등의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 다. 스트로베리 트리 블랙은 독특한 구조로 구조물을 찾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마련해준다. 평범한 나무는 풍성한 원형의 이파리를 갖는 반면, 이 구조물의 이파리는 정사각형 모양을 띠어 태양광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받는다. 스트로베리 트리 블랙은 살아있는 나무와는 다른 생김새를 가졌지만 에너지의 소비를 줄여 실제 나무 한 그루에 필적하는 영향을 가져다준다.
 
 

바람으로 짜여진 스카프 (Wind knitted scarves)

  전기가 아닌 풍력만을 이용해 물건을 만들 수 있을까? 메렐 카호프 (Merel Karhof)는 네덜란드의 특별한 자연환경에 주목했고, 강한 바람을 활용해 다양한 면직물을 만들어냈다. 이 디자인 단체에서는 사람의 노동력과 풍력만을 사용해 목도리, 팔찌부터 가구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먼저 천연염료를 통해 염색한 실을 준비하면, 풍차의 풍력을 이용해 염색된 실로 짜인 제품을 완성한다. 다른 풍차로는 나무를 톱질해 가구의 뼈대를 만든다. 제품을 생성하는 과정에는 총 3대의 풍차가 사용되며, 메렐 카호프의 디자인을 통해 바람으로도 매우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제로 에너지 디자인

  제로 에너지 디자인은 여러 나라에서 공공시설에 사용하기 위해 시범 운영되고 설치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이 화석 에너지가 필요 없는 구조물을 사용하고 있다. 가깝게는 대전 동구 둔산동 갤러리아에 설치된 솔라 트리가 있다. 솔라 트리는 스트로베리 트리 블랙과 유사한 시설로, 태양 전지판을 부착하여 전력을 생산한다.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조경까지 고려해 환경 친화적인 디자인을 구현하였다. 여수엑스포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휴대폰 및 전자기기를 충전하며 쉴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실용적인 구조물도 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에는 풍력가로등, 태양광 가로등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부산의 서면역에는 압력을 전력으로 바꾸는 시설물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제로 에너지 디자인을 사용한 구조물은 기존의 에너지를 줄이며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져 있다.

제로 에너지 디자인의 미래
 
  제로 에너지 디자인의 활용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로 에너지 디자인은 실용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제로 에너지 디자인을 사용한 시설물은 예상보다 빠르게 고장 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초기 설치할 때는 친환경 사업임을 강조해 요란하게 시작하지만, 몇 년 사이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즉각 시설물을 수리 하지 않고 내버려두어 거추장스러운 장식품이 되는 경우도 생긴다. 제로 에너지 디자인의 긍정적인 효과는 본래 디자인의 목적에 초점을 맞춰 꾸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때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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