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는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인지 묻는 정책 투표를 실시했다. 지난 국정원 정치 개입 사태에 대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와의 교류 안건에 이어 두 번째로 시행된 이번 투표는 진행에 미흡한 점이 드러나 앞으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 투표는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해 학우들의 투표 참여를 제대로 독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번 투표는 9.36%의 참여율을 기록하며 성립 요건인 12.5%를 넘지 못했다. 저조한 투표율은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을 언급한 세 번째 기조 ▲투표 기간 중 3일이 추석 연휴였다는 점 ▲정치투표에 대한 홍보 부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 번째 기조 때문에 투표 참여 여부를 고민한 학우들이 적지 않았다. 투표 기간 마지막 날까지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ARA와 온라인 익명게시판 ‘대나무숲’에서는 이런 모호한 기조에 의아해하는 학우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김진희 학우(무학과 13)는 “정책투표 공지를 확인했지만 홍보가 덜 되어 중요한 일인지 몰랐다”라고 홍보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책투표 성립 요건을 만족하지 못한 이번 안건은 지난달 25일 열린 9월 임시 1차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도 상정되지 않았다. 이윤석 총학회장은 “이석기 사태는 현 상황에서 시의성이 많이 떨어져 중운위에서 다루지 않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학생회칙 개정 시 정책 투표에 대한 조항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투표율이 미달한 상황에서 개표해 결과를 공개할 것인지 등이 주 내용이었다. 이 총학회장은 “정책 투표에 대해서는 전학대회에서 학생회칙 개정을 통해 제도적으로 정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