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감독, 성적소수자를 향한 편견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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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 감독, 성적소수자를 향한 편견을 이야기하다
  • 안은진 기자
  • 승인 2013.10.01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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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날’진행된 그들의‘당연한’동성 결혼식

 

 

  지난 9월 6일 서울 청계천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공개 동성 결혼식이 진행되었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2006년 커밍아웃한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였다. 성적소수자의 권리를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김조광수 감독이 지난달 16일 ‘제2회 시민과 함께하는 인권학교’의 연사로 우리 학교를 방문했다.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부산을 다녀온 김조광수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최근 부산에서 시나리오를 쓰셨다던데

  이번에 쓰는 시나리오는 퀴어 영화(동성애자의 권익을 보호하거나 동성애를 주제로 다룬 영화)는 아니다. 내가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퀴어 영화만 줄곧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성애자 감독이 이성애 영화와 퀴어 영화를 모두 할 수 있듯이 다양하게 하고 싶다.

퀴어 영화와 일반영화의 차이점은

  영화마다 너무 달라서 이성애 영화와 퀴어 영화 두 가지로 나누어 비교하기는 조금 힘들다. 어려운 점은 이성애자들과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성연애를 이성애자들과 함께 풀어내야 하는 점이 힘들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여성 영화를 남자들끼리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 경우 남자에게 여성의 감수성, 여성의 현실 이런 것을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면서 해야 한다. 만드는 과정에서 이런 어려움은 항상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이성애자 스텝들이 동성애에 대해 더 알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얼마 전 올린 결혼식의 이름에는 어떤 뜻이 있는지

  이성애자들에게 결혼은 선택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다. 하고 싶으면 할 수 있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동성애자들에게 결혼식은 싸워서 쟁취해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부당성을 결혼식의 이름에서부터 느끼게 하고 싶었다. 이성애자에게 그렇듯 동성애자에게도 결혼식은 당연하다고 말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결혼식은 단순히 둘이 좋아해서 올리는 식보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사회적으로 결혼은 국가에서 관리해야 하는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혼을 사회에서 관리하여 동성애자의 경우는 아예 포함되지도 못하게 하는 불평등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결혼식을 준비하며 어려웠던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결혼식을 준비하며 이성애자의 결혼식보다는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 보통의 결혼식을 진행하더라도 신경써야 할 점은 많다. 이를테면 이성애자라도 상대방의 부모가 결혼을 반대한다거나 본인의 부모가 파트너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우리의 결혼식의 경우 개인적 문제보다도 사회적인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나 공개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부분에서 부모님께서 많이 망설이셨다. 공개적으로 결혼하겠다고 이야기를 꺼낸것이 2년 전이었다. 올해 결혼식을 올리기까지 2년 동안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었다.

공개적인 결혼은 이성애자에게도 부담스럽지 않나

  연예인들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결혼을 발표하고 어디서 결혼하는지 공개한다. 물론 지인이 아닌 외부인을 출입하지 못하게 하긴 할 것이다. 자신들만의 프라이버시가 있기 때문에. 하지만 결혼을 언제 올리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에 대해 공개하는 것은 전혀 거리끼지 않는다. 단지 그들이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논란이 되지 않을 뿐이다. 왜 떠들썩하게 결혼식을 올리느냐고 하지만 우리의 결혼식은 공개적이라는 것이 아닌 동성애자의 결혼이기 때문에 문제로 삼는 것이다.

결혼식 당시에 있었던 소동에 대해

  본인이라면 어떻게 느끼시겠는가. 결혼식을 저지하겠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했고, 경찰서에 식을 올리지 못하게 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기에 어떻게든 방해할 것으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식장에 난입해서 무대에서 오물을 뿌리는 방식일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이런 방식까지 사용할지는 몰랐다. 기분이 나쁜 것을 떠나 혐오스러운 방법을 통해 제지한 것 같다. 본인들이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더 혐오스러운 방법을 택해야 했을까. 보다 혐오스럽지 않고 점잖은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결혼식 이후 혼인신고는 어떻게

  혼인신고는 아직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민법에는 동성 결혼에 대한 조항이 없다. 혼인신고를 받는 공무원은 조항이 없기에 받을 수 없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7년 전에 한국에서 동성 연인이 혼인신고를 했다가 반려되었던 사례가 있다. 그렇기에 혼인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커밍아웃한 공인들은 매우 드문 것 같다

  성적소수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는 것보다는 활동하지 못하는 게 맞다.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하고 활동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편견이 많은 사회이기에 힘들다. 그래서 못하는 것이다.

이성애자였다면 동성애자를 옹호했을까

  확실히 이야기할 순 없을 것 같다. 내가 이성애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할지 확답을 줄 순 없다. 하지만 대학 시절에도 사회적 운동을 했고, 현재 사회적 소수를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아마 동성애자를 옹호하는 입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성애자가 아니므로 이성애자라고 생각을 하고 이야기하지는 못하겠다.

학생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자신의 주변에 항상 성적소수자가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거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내 주변에 동성애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동성애자가 커밍아웃(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일)하면 동성애자의 가족들이 이전에는 미처 동성애자일 것이라고 생각하 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 중에 동성애자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항상 가까운 곳에 동성애자, 성적소수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잘 모르면서 혐오하진 않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내 가족이나 내 친구, 가까운 사람이 동성애자로서 혐오 발언을 듣게 될 것을 생각 했으면 한다. 그런 생각을 한다면, 한 번 더 곱씹은 후 신중하게 말하게 되지 않을까.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영화나 인권운동 같이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더 다양한 것을 하고 싶다. 결혼식 이후 LGBT센터 (LGBT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뜻하는 약자이다.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식 당시 축의금을  LGBT센터의 설립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할 것이며, 이 LGBT센터를 통해 한국 동성애 인권운동의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현재 차분히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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